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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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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들 국내서 수천억 벌면서 기부는 '찔끔' 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25 13:13

③루이비통, 1조원 벌고도 "입장 없다"

④에르메스, 3억 기부에 그쳐....기자 연락 안닿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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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코리아, 루이비통코리아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부금 현황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세계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와 루이비통가 수천 억원을 국내에서 벌어들이는데도 기부 현황은 ‘제로’에 가까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소극적인 행보다. 그러나 잇따른 지적에도 에르메스코리아와 루이비통코리아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는 상황.

25일 신외부감사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에르메스코리아와 루이비통코리아 등이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했다. 이들은 유한회사로 공시 의무가 없어 그동안 실적 공개를 하지 않다가 외감법이 개정돼 올해부터 자산이나 매출이 500억원을 웃도는 유한회사도 공개 의무가 발생하면서 첫 실적을 발표하게 됐다.

그 결과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1334억원, 매출액은 4191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16% 늘어난 수준. 루이비통코리아는 매출 1조468억원으로 ‘1조원’의 문턱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33.4% 많아진 수준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176.7%, 284.7%% 증가한 1519억원, 703억원을 기록했다.

이들의 호실적 달성은 ‘보복 소비’ 트렌드와 초고가 상품에 대한 투자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가능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방, 지갑, 쥬얼리, 시계 등 명품 매출은 125억420만달러(14조9960억원·작년 평균환율 기준)로 전년 125억1730만달러(15조120억원)와 비슷했다. 여기에 샤테크(샤넬+재태크)’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명품 제품 구매가 투자로 자리잡은 것도 한 몫 했다.

그런데도 이들의 국내 기부는 저조했다. 에르메스의 경우 기부금으로 3억529만원을, 루이비통은 0원을 기록한 것. 국내에서 벌어들인 액수를 놓고 봤을 때 미미한 수준이라 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막대한 수익과 비교했을 때 사회적 책임엔 소홀하다는 빈축도 나온다.

이 같은 지적에 두 업체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루이비통코리아 관계자는 "본사(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에서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아 따로 입장을 나타낼 수 없다"며 말을 아꼈으며 에르메스코리아의 경우 몇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이들이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이 유럽 본사나 홍콩 등 아시아법인으로 흘러갔다. 에르메스코리아의 경우 당기순이익의 85.2% 규모인 840억원을 배당했으며, 루이비통코리아는 당기순이익의 71.1%에 달하는 500억원을 배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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