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권혁기

khk0204@ekn.kr

권혁기기자 기사모음




"집 때문에 이사해요"…작년 인구이동 5년만에 최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26 15:20

전년 대비 증가율은 1999년 이후 21년 만에 최대폭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지난해 인구이동자 수가 5년만 가장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된 10명 중 4명은 ‘집 문제’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작년 수도권으로 이동한 인구는 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고질적인 수도권 집중 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체 인구 이동자 수는 773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8.9%(63만1000명) 증가했다.

인구 이동자 수로 보면 2015년 775만5000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전년 대비 증가율(8.9%)을 비교해보면 1999년(15.7%)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인 인구이동률은 15.1%였다. 시도 내 이동은 전체 이동자 중 67.2%, 시도 간 이동은 32.8%로 집계됐다.

상승폭 키우는 서울 아파트값

▲작년 인구이동자가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동 사유는 집문제가 40%로 가장 많았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2019년 인구이동자 수는 710만4000명으로 1976년 677만3000명 이후 4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2019년은 전년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거래가 위축되면서 인구이동이 적었던 해로 평가된다. 2019년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2020년에 이동량이 늘어난 부분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인구이동이 크게 늘어난 데 대해 "주택 매매가 (전년대비) 59%, 전월세 거래가 12% 증가하는 등 주택 거래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인구이동자 중 사유로 ‘주택’ 문제를 꼽은 답변은 38.8%로 1위를 차지했다. 773만5000명 중 300만5000명이 집 문제 때문에 이사를 했다.

이동 사유로 주택을 꼽은 답변의 비율은 2019년(38.8%)과 같지만, 전반적인 이동량이 늘다 보니 주택 문제로 이동한 인구는 24만7000명 증가했다.

주택 문제는 통상 내집 마련과 전월세 만기 및 평형 확대·축소를 위한 이동 등 사유로 구성된다.

가족 문제로 이사했다는 응답은 23.2%, 직업은 21.2% 순으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마무리되면서 국토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재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8만8000명이었다. 11만1700명으로 조사됐던 2006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다.

수도권 순유입 인구는 2013~2016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공공기관 이전이 종료되자 급격히 우상향 곡선으로 전환되고 있다. 2030세대 젊은 지방 인구가 학교와 직장이 많은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지방의 인구가 줄어드는 대신 수도권이 비대해지는 고질적인 현상이 재현되는 것이다.

순유입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시도는 경기 지역으로 16만8000명이 순유입됐다.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는 인구의 경우 비싼 집값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이 좀 더 저렴한 경기로 이동했다고 짐작이 되는 이유다. 서울지역에서 전출자 65.4%가 경기로 향했고 경기 전입자의 53.4%는 서울에서 이동한 사람들이다.

서울은 순유출이 6만5000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시도이기도 하다. 세종 역시 주변 지역의 인구를 끌어들이는(순유입 1만3000명) 공간이다. 인구 순유출 규모가 큰 시도는 경북·대구·경남(-1만7000명), 인천(-1만6000명) 등이다.

연령별 이동률은 20대(25.5%)와 30대(23.2%)가 높고,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낮았다. 성별 이동률은 남자 15.4%, 여자 14.8%로 남자가 여자보다 0.6%포인트 높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총 이동자 수는 71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으며, 인구 이동자 증가 폭은 12월 기준으로 2006년(16.2%) 이후 14년 만에 가장 컸다. 인구 이동률은 16.5%로 2019년보다 1.7%포인트 늘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