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 6만3000가구 시세변동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노무현 정부 출범 초인 2003년 1월부터 문재인 정부가 지속되고 있는 지난해 12월까지 18년 동안의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서울 전용면적 82㎡(25평) 아파트는 3억1000만원에서 8억8000만원이 오른 11억9000만원으로 약 3.8배가 올랐다. 같은 기간 근로자 임금이 1600만원 상승할 때 서울 아파트값은 임금의 55배가 오른 것이다. 지난해 근로자 평균 연봉이 3400만원임을 감안하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36년, 월급의 30%를 저축할 경우 118년을 모아야 서울의 25평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실련은 아파트값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아 서민들이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점점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말기와 비교해보면, 아파트값이 82% 오르는 동안 임금은 9% 증가해 아파트 구매에 드는 시간은 21년에서 36년으로 늘어났다.
반면 2008년 1월 5억7000만원으로 시작했던 이명박 정부 때 서울 아파트값은 임기 말기인 2013년 1월 5억3000만원으로 오히려 4000만원(-8%)이 떨어졌다. 이 아파트 값은 박근혜 정부 임기 말인 2017년 1월 6억6000만원으로 1억3000만원(25%)이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액은 문재인 정부(5억3000만원)가 노무현 정부(2억6000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4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액이 지난 18년간 총 상승액 8억8000만원의 6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 임기 초인 2003년부터 박근혜 정부 말 2017년까지 14년간 상승액(3억5000만원)의 1.5배다.
경실련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이전 수준으로 집값을 낮추겠다고 말했지만 아파트값이 하락은커녕 지난해 12월까지 1억5000만원이 더 올랐다"고 지적했다.
정부 발표한 2017년 5월~2020년 5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4%이다. 경실련 상승률 82%와는 6배, KB주택가격동향의 75%와는 5배 차이가 난다. 이에 경실련은 "정부 관료들은 서울 아파트값 폭등 사실을 숨기고, 거짓통계로 14%라고 속인 뒤 아직 응답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1억 미만 상승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왜 집값 대책을 20회 넘게 쏟아냈는냐"고 반문했다.
근로자 임금 30% 저축 시 서울 25평 아파트 구입 소요기간 | 노무현 (‘03~’08) |
이명박 (‘08~’13) |
박근혜 (‘13~’17) |
문재인 (‘17~’20.12) |
|
25평 아파트값 (단위:억원) |
임기초 | 3.1억 | 5.7억 | 5.3억 | 6.6억 |
임기말 | 5.7억 | 5.3억 | 6.6억 | 11.9억 | |
임금 30% 저축 시 (단위:백만원) |
임기초 | 5.3 | 6.5 | 7.8 | 9.3 |
임기말 | 6.5 | 7.8 | 9.3 | 10 | |
아파트구입 소요기간 (단위:년) |
임기초 | 59 | 88 | 67 | 71 |
임기말 | 88 | 67 | 71 | 118 | |
기간증감 | 29 | -21 | 4 | 47 |
한편 경실련은 이번 조사에서 KB국민은행·다음·네이버·부동산114 등의 부동산 시세정보를 토대로 서울시 소재 22개 단지의 6만3000여 가구의 시세를 비교 분석했다. 조사 기간은 노무현 정부 임기 초인 지난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