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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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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성들 분노케한 클렌징티슈 광고…안전을 외모와 연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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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속의 화장한 얼굴(왼쪽)과 화장을 지운 모습. (사진=신경보)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중국의 한 클렌징티슈 업체 광고가 성폭력에 피해자 책임을 전가하는 인식을 담은 광고를 송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밤길에 치한 같은 남성이 젊은 여성의 뒤를 쫓는다. 여성은 불안에 떨다 좋은 생각을 떠올린다. 가방에서 꺼낸 클렌징티슈로 화장을 지우자 민낯이 딴판의 남자 얼굴로 바뀌어있다.

최근 중국 여성들을 들끓게 한 전면시대(全綿時代)라는 중국 업체의 클렌징티슈 광고다.

이 광고는 여성의 안전을 외모와 연관 지었으며 성폭력은 피해자에 잘못이 있다는 관점을 드러낸 것이란 비난이 온라인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문제의 광고 관련 해시태그는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조회수가 5억건이 넘었다.

12일 신경보 등에 따르면 전면시대는 전날 사과문을 내놨지만 이는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이 업체는 2장 분량의 사과문에서 첫 부분에 "죄송하다. 우리가 잘못했다"며 "다시는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기는 했지만, 사과문의 대부분은 자사를 추켜세우는 내용으로 채웠다.

신경보는 "말은 사과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자랑이었다"고 지적했다. 전면시대의 입장문 전문에서 사과는 도입부 2개 단락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15개 단락은 자화자찬이었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238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직영 매장은 260여곳에 이른다는 등의 홍보성 내용을 늘어놨다.

많은 누리꾼은 이같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으며 일부는 불매 운동을 외쳤다.

광저우의 여성단체 회원인 뤄루이쉐는 "해당 광고는 화장에 대한 편견과 여성에 대한 악의, 심각한 이슈를 흥밋거리로 이용한 것 등 논란 소지가 많다"면서 "진지하지 않은 사과는 문제를 더 키웠는데 이는 이번 일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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