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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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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의 눈] NHN은 먼저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04 22:00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언택트(Untact)’ 시대 수혜업종으로 여겨지는 ICT(정보통신기술) 업계가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서고 있다. 통신사는 탈(脫)통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고, 포털사들도 검색 서비스를 벗어나 타 산업분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 중이다. 게임사들도 게임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 발을 디디며 종합기술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같은 ICT 업계 트렌드를 일찌감치 실행에 옮긴 대표적인 기업은 NHN이다. 20년 전 국내 최초 게임 포털 ‘한게임’을 선보이며 게임업계를 대표했던 NHN은 전자결제와 AI(인공지능), 클라우드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종합 IT(정보기술) 회사로 변신에 성공했다. NHN이 지난 2013년 네이버와 갈라설 때만 해도 게임 매출이 전체의 88%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기준 게임 외 매출 비중은 71.9%에 달한다.

NHN의 변신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초 NHN은 NHN엔터테인먼트에서 NHN으로 사명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의 중심축이 비게임 영역으로 옮겨진 만큼, 더 이상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국한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한게임 바둑에서 탄생한 게임 AI ‘한돌’과 이세돌9단의 대국은 종합 IT 기업 NHN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화였다.

NHN의 변신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분할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던 NHN이 안정적인 흑자 궤도에 오른 것은 2016년 무렵이다. NHN은 게임사업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발판삼아 다양한 신사업에 손을 뻗쳤다. 이제 NHN의 전자결제브랜드 ‘페이코(PAYCO)’와 기술 브랜드 ‘토스트(TOAST)’ 등은 게임브랜드 ‘한게임’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혹자는 계열사가 92개에 달하는 NHN의 사업구조를 보며 ‘문어발식 확장’이라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화와 혁신을 향한 NHN의 끈질긴 도전이 결국 오늘의 체질개선을 이룩해냈다는 점이다.

NHN이 내건 새해 화두는 ‘선택과 집중’이다. 코어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수익 창출력이 떨어지는 자회사는 정리하겠다는 전략이다. ICT 기업들의 숙원인 ‘혁신’의 선봉에 선 NHN의 새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정희순

▲정희순 산업부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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