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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등 신규 석탄火電 줄줄이 준공…文대통령 '2050 탄소중립' 선언 무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1.23 15:39
탄소중립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최윤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내년부터 2024년까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7기가 줄줄이 준공한다.

문 대통령은 신규 발전소의 설계수명 30년을 고려해 오는 2062년으로 잡은 당초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를 무려 12년 앞당겼다.

문 대통령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준공 계획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2050 탄소중립’ 선언부터 한 것을 놓고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 할 수 있는 당장의 계획 변경조차 하지 않고 너무 먼 미래의 듣기 좋은 일을 무책임하게 얘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23일 전력거래소의 ‘2020년도 3분기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현황’ 자료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4년까지 총 7260㎿ 용량의 석탄화력발전소 4개 단지 7기가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준공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는 △한국중부발전의 신서천화력(2021년 3월) △고성그린파워의 고성화이화력 1·2호기(2021년 4·10월) △강릉에코파워의 강릉안인화력 1·2호기(2022년 9월·2023년 3월) △삼척블루파워의 삼척화력 1·2호기(2023년 10월·2024년 4월) 등이다.

◇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현황
발전소명시설용량위치준공예정
신서천화력1000㎿충남 서천군2021년 3월
고성하이화력 1·2호기2080㎿(1040㎿X2기)경남 고성군2021년 4월(1호기)
2022년 10월(2호기)
강릉안인화력 1·2호기2080㎿(1040㎿X2기)강원 강릉시2022년 9월(1호기)
2023년 3월(2호기)
삼척화력 1·2호기2100㎿(1050㎿X2기)강원 삼척시2023년 10월(1호기)
2024년 4월(2호기)
4개 단지의 최초 발전사업 허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에 이뤄져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석탄화력발전소 수명은 수명관리지침에 따라 통상 설계수명인 30년으로 간주한다. 더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설립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2024년 4월 준공되는 삼척화력은 통상 2054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는 지난 18일 강원도 삼척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의지가 있다면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부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삼척을 비롯해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7기가 모두 완공될 경우 통상 500㎿ 규모에 그치는 노후 석탄발전소 15기에 맞먹는 규모의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할 것"이라며 "국내 최대 규모며 공정률과 투입 비용이 가장 적은 삼척화력발전소 건설부터 중단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는 선언에 그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연말까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NDC, 2050년까지의 목표인 장기 저탄소발전계획인 LEDS를 수립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이후 지난 19일 공개된 LEDS 추가 검토안에는 2050년까지 석탄발전 제로화 목표가 담겼다.

이에 전문가들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전력의 탈탄소화가 핵심이라며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계속되는 한 2050년 탈석탄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연구팀장은 "에너지 부문의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는 전력의 탈탄소화가 핵심 수단"이라며 "명확한 로드맵이 마련되고 관련 기술과 제도가 완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기석 신부(가톨릭기후행동·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장)는 "삼척석탄화력발전사업이 여전히 진행되는 점 등을 보면 정부에 절박한 위기의식이 결여된 것 같다"며 "정책 목표와 그 기조가 상이한데, 2050년 탈석탄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국내에는 현재 석탄화력발전 설비 60기가 가동되고 있다. 정부는 2034년까지 가동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소 30기를 폐지한다. 다만, 폐지되는 석탄발전소 30기 중 24기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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