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
[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 국내 제약업계에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발 지각변동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 투톱으로 꼽히는 이들 기업이 올해 폭발적 성장률을 앞세워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선두권 기업들의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올들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1∼3분기 매출에서 유한양행을 제치고 제약·바이오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셀트리온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504억원, 영업이익은 5474억원이다. 이미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매출 규모가 큰 유한양행의 3분기 누적 매출(1조1285억원)을 넘어섰다. 셀트리온의 4분기까지 연간 기준 매출 전망치도 1조7561억원으로, 유한양행(1조5916억원)을 웃돈다.
올해 3분기만 놓고보면 셀트리온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2453억원, 매출 548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7.8%, 매출은 89.9% 늘어났다.
셀트리온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글로벌에서 판매되는 바이오의약품의 수요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와 CMO(위탁생산) 매출 증가 등으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올들어 3분기까지 매출에서 제약 ‘빅5’ 기업인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을 넘어서며 올해 첫 1조클럽 진입을 앞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매출 2746억원, 영업이익 5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8.57%, 영업이익은 139.46% 증가한 것이다. 3분기 기준 매출이 한미약품의 2669억원, 대웅제약의 2489억원을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89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7016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대웅제약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7033억원)보다 많은 것이며 한미약품(7985억원)과도 근소한 실적 차이다. 현재 증권가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말까지 매출 1조527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지각변동에 관련해 국내 바이오 업계 양대 축의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셀트리온의 지난해 매출 대비 R&D비용 투자 비율은 26.86%며 이는 같은 기간 유한양행의 9.3%와 두 배 이상 격차다.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R&D인력 규모도 주요 제약사를 앞서고 있다. 상반기 기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R&D 인력은 각각 639명, 301명인 반면 같은 기간 유한양행은 273명으로 추정된다.
바이오 기업들이 토종 제약사들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 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사의 주력 바이오시밀러 외에 코로나 치료제 등의 호재로 앞으로 매출 증가율은 30% 이상 고성장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증가세는 기존 제약사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바이오 업체 순위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케미컬(화학합성) 의약품에 비해 다소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 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는 바이오사가 전통 제약사와 비교해 장기적으로 외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