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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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전공의 조치 풀고 대화의 장 만들면 사직 철회할 수도”

정부가 의과대학의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는 방안을 확정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대화를 청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방송에 출연해 정부에 대화를 요청하면서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방 위원장은 “정부가 먼저 전공의에 대한 조치를 풀고, 먼저 끌어안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해야 한다"며 “정부가 전공의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의 장을 만들면 저희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교수들은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2000명 증원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의대 정원은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배치해보는 방안도 생각해보자"고 요청했다. 이는 지난 16일 '16개 의대 교수들의 25일 사직서 제출' 결정을 발표하며 정부가 '우선' 2000명 증원 방침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서 한발 물러선 태도로 읽힌다. 당시 방 위원장은 “정부가 제일 먼저 2000명 증원을 풀어주셔야 합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정부는 기존보다 2000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과 대학별 배정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증원분 2천명의 82%는 비수도권에, 18%는 인천·경기에 배정됐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여전히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비대위는 “정부의 발표가 일방적이고 급진적이라 의료개혁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며 “정부는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의대생 집단 휴학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증원을 강행하면, 올해 유급한 학년과 내년에 새로이 증원된 학년이 함께 교육받아야 한다"며 “기존 학생 3배가량의 인원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이 현실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면서 진료 현장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본다"며 “여전히 중재자로서 정부와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5일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이 예고돼 있지만, 이날은 전공의들의 사직이 결정되는 최종 시한일 뿐"이라며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진료 공백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현장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제약사 직원 집회 동원 ‘의사 갑질’ 막는다…불법 리베이트 집중 단속

정부가 최근 제약사 직원을 의사 집회에 동원하는 등 의료 현장의 '의사 갑질'과 함께 불법 리베이트가 계속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따라 집중 단속에 나선다. 지난 3일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앞두고 직장인 익명 게시글 앱인 블라인드 등에는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 집회 참석을 강요한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의약품·의료기기 불법 리베이트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신고 대상은 제약사 등 의약품 공급자나 의료기기사가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판매할 목적으로 의료인 등에게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와 의료인 등이 이를 수수하는 행위다. 제약사가 자사 의약품을 신규 처방한 의료기관에 '의약품 채택료'(랜딩비) 명목으로 현금을 제공하거나, '시장조사 사례비' 명목으로 의사에게 현금을 제공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또 의사와 제약사 영업사원의 '갑을 관계'에 따라 제약사 직원이 지방 출장 대리운전, 가족행사 참석 및 보조, 의사단체 집회 참석, 학회·예비군 대리 출석, 음식 배달, 창고 정리, 심부름 등의 편익·노무를 의사에게 제공하는 행위도 해당한다. 불법 리베이트 신고는 내부고발이 많은 점을 고려해 신고 접수 단계부터 철저한 비밀보호 등을 통해 신고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할 방침이다. 신고자가 불법행위에 가담했더라도 처벌이 감면될 수 있도록 '책임감면'도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 신고에 의해 부당이익이 환수되는 등 공익에 기여하는 경우 최대 30억원의 보상금 또는 최대 5억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신고는 '복지부 약무정책과'나 '정부합동민원센터'로 방문·우편 접수하거나, '부정비리·공익신고센터의 의약품 유통 부정 비리 신고'(www.mohw.go.kr/menu.es? mid=a10204040000), '청렴포털 부패공익신고'(www.clean.go.kr)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정부대표 민원전화 국민콜'(☎110) 또는 부패·공익신고전화(☎1398)를 통한 신고 상담도 가능하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대국민 사과하고 사직서 쥔 의대 교수들…‘제자 대신’ 아니었다

'의료 대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던 의대 교수들이 정부 의대 정원 확대안에 반발한 '사직서 투쟁'에 적극 동참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 방재승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대국민 사과와 관련, “국민들이 오해를 푸셨으면 한다"며 “교수집단이 국민들에게 사과한 것은 기존의 기형적인 의료 체계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고 여기까지 오게 된 데 대한 방치 책임을 생각하고 사과를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자들의 사직서 투쟁에 대해 사과한 것이 아니라, 현 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방치한 것을 사과했다는 설명으로 보인다. 방 위원장은 교수들 사직서 투쟁 동참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의협단체, 특히 정부가 꿈쩍을 하고 있지 않으니 교수들이 사직서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사용해 어떻게든 정부를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려는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위를 꾸리는 등 대화를 촉구하는 데 대해서는 “너무 허울뿐인 특위"라며 “의대생 2000명 정원도 아예 귀를 닫고 풀어주지도 않는 분위기에서 특위 만들어 가지고 제대로 해보자, 열린 토론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교수진 등 교육 여건을 보강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가능하지 않다. 현장에 있는 교수들한테 한번 물어보시면 다들 실소를 금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방 위원장은 “저도 교수가 되고 나서 죽으려고 노력해 한 45세 정도는 돼야 좀 실력 있는 교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 45세 이상의 교수들이 하늘에서 갑자기 1000명이 어떻게 떨어지겠는가"라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방 위원장은 최근 주영수 국립의료원장이 진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에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서는 “주 원장님 의견은 겉으로는 저희와 달라 보이나 사실 내용은 같다고 본다"며 “그분은 진료하면서 의견 개진하라는 뜻이고 저희는 진료는 하는데 사직서 내고 의견 개진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의사들 “장비 없어 못 가르쳐”, “해부용 시신도 없다”…의료 전쟁 ‘교육 전선화’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분 2000명 배정안을 공식 발표한 20일 의사단체 등이 '교육 문제'를 정면에 내세워 반발 수위를 높였다.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예정대로 오는 25일에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대 증원 규모와 관련, “의대 교육에는 여러 가지 실습 기자재와 첨단 장비와 고도의 숙련된 교수진 필요하다"며 “오전, 오후, 야간반 의대를 하자는 건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증원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연세대학교 의대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일동도 성명을 내고 “비수도권에 82%, 수도권에 18%를 증원하는 정책은 교육 여건을 철저히 무시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며 “이는 앞으로 의학 교육 현장에서 혼란을 초래할 독선적 결정일 뿐이며, 총선을 앞두고 교육 생태계를 교란하는 정치적 카드"라고 지적했다.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 역시 입장문에서 “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를 마비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대생들도 반발하고 있다. 의대·의전원 학생 대표들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공동 성명에서 “증원이 이뤄진다면 학생들은 부족한 카데바(해부용 시신)로 해부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실습을 돌면서 강제 진급으로 의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책은 협박과 겁박으로 의료계를 억압하고, 이로 인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장 지역 의료 가뭄 속 단비를 맞은 지방 대학들은 일제히 '교육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간담회를 열고 “의대에 입학하면 2년간 의예과 수업을 들어야 하므로 학생들의 실습 환경을 마련하는 데 3년의 기간이 있다"며 “이 기간 내에 반드시 양질의 교육을 위한 시설을 확충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상국립대학교도 입장문에서 “증원된 의과대학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의과대학 교수들 의견을 경청해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 광역 지자체 17개 시도 중 12곳도 역시 여야를 떠나 정부 발표에 환영 입장을 냈다. 부산‧대구‧울산‧대전광역시와 전남‧충북도 등은 시장과 도지사가 직접 나서 정부 의대 증원을 반겼다. 경남도와 충남도, 인천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 등도 보도자료를 내 정부 의대 증원 발표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들 지자체는 담화문 등에 그간 지역민들이 원정 치료에 나서야 했던 상황이 개선되고, 지역 필수의료 공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담았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성균관대 미화원 102명, 학생 아침밥 지원 위해 1200만원 학교에 기부

성균관대학교 경기 수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일하는 미화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기부금 1200만원을 재학생들 아침밥 식비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기부해 화제다. 20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미화소장인 신옥순 여사를 비롯한 100여명의 미화원들은 '후배사랑학식지원기금' 모금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하고, 1년간 모아온 1200여만원을 학교측에 전달했다. 후배사랑학식지원기금은 대학 동문들이 1년 전부터 후배 재학생들에게 단돈 1000원으로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명 '선배가 쏜다' 캠페인 활동이다. 캠페인 취지를 전해들은 학교 미화원들은 학생회관 앞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플라스틱통을 모금함으로 활용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은 1200만원을 학교에 기부하기로 했고, 기부 의사를 전해들은 성균관대도 미화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기금전달식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기금전달식에는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주영수 학교법인 성균관대학 상임이사 등 대학측 관계자와 미화원 102명이 참석했고, 기부 소식을 접한 성균관대총동창회(회장 김성집)가 와인을, 성균관대총학회가 커피쿠폰을 각각 미화원들에게 답례품으로 선사했다. 신옥순 미화소장은 이날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마침 학교에서 천원의 아침밥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 알게 되어 기부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지범 총장도 “천원의 아침밥 기금 모금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계시지만 미화 선생님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해 아들 같고 딸 같은 학생들을 위해 애틋한 정을 베풀어 주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정부,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대못’…의사들 ‘투쟁’·‘협상’ 갈림길

정부가 20일 27년 만에 의과대학 입원 정원 증원의 쐐기를 박았다.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총 2000명 증원을 확정하고 의대별로 증원 수를 배정했다. 정부가 그간 전공의 및 전임의 등 사직, 의대생들의 휴학 등 강력 반발에도 당초 밝힌 규모의 조정 없이 의대 정원 증원을 밀어붙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의사들은 투쟁과 협상의 갈림길에 섰다. 일단 이날부터 새 회장 선출에 들어간 대한의사협회(의협)을 중심으로 투쟁 수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대학들의 신청을 받은 뒤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정원 증원분 2000명을 지역별·대학별로 배분했다. 우선 비수도권 27개 대학에는 1639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전체 증원분의 82%다. 비수도권 의대 정원은 현재 2023명으로 전국 의대 정원(3058명)의 66.2% 수준인데 내년부터는 3662명으로 72.4% 수준까지 높아진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내년에 배정된 정원은 △강원대 132명 △연세대 분교 100명 △한림대 100명 △가톨릭관동대 100명 △동국대 분교 120명 △경북대 200명 △계명대 120명 △영남대 120명 △대구가톨릭대 80명 △경상국립대 200명 △부산대 200명 △인제대 100명 △고신대 100명 △동아대 100명 △울산대 120명 △전북대 200명 △원광대 150명 △전남대 200명 △조선대 150명 △제주대 100명 △순천향대 150명 △단국대 천안 120명 △충북대 200명 △건국대 분교 100명 △충남대 200명 △건양대 100명 △을지대 100명이다. 거점국립대 9곳 가운데 강원대·제주대를 제외한 7곳의 정원이 200명으로 늘었다. 정원 50명 이하 '소규모 의대'만 있었던 경기·인천권의 경우 5개 대학에 361명의 정원이 배분됐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성균관대 120명 △아주대 120명 △차의과대 80명 △인하대 120명 △가천대 130명이다. 다만 정부는 수요조사에 참여했던 서울지역 8개 대학에는 증원한 정원을 배분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3대 배정 기준을 토대로 정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수도권·비수도권 의료격차 해소,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경인지역 의료여건 편차 극복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지역거점 국립 의과대학은 총정원을 200명 수준으로 확보하도록 하는 한편, 정원 50명 미만 소규모 의과대학은 적정 규모를 갖춰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원을 최소 100명 수준으로 배정했다. 다른 비수도권 의과대학도 지역 의료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총정원을 120명에서 15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배정위원회는 학교별 신청자료 등을 토대로 각 대학의 현재 의학교육·실습 여건과 향후 계획의 충실성,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기여도와 향후 기여 의지 등을 검토했으며, 학교별 신청 규모 안에서 증원분을 결정했다.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나는 것은 지난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의료계는 여전히 집단 사직 등으로 맞서며 정부 정책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가 개별 대학의 증원 규모를 공식 발표하면서 증원은 사실상 되돌리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앞으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와 협력하고 대학의 교원 확보와 시설 확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개혁의 시작이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를 해소하는 계기"라며 “교육부는 대학의 파트너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대학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정부의 의대 정원 배정 결과를 안건으로 삼아 이날 온라인 회의를 가졌다. 이번 의정 갈등 사태가 촉발한 후 의사들을 대표하는 3개 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댄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정부가 의대별 정원을 발표하면 사실상 '2000명 증원'이 확정되는 것인 만큼 이에 반대해온 의사들은 강력 반발하는 한편 병·의원 휴업 등 방식의 집단행동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의대 증원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25일 집단 사직하겠다며 '최후통첩'을 했고, 동맹휴학을 결의한 의대생들은 올해 당장 현역병으로 입대하겠다며 '군 휴학'까지 거론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의대별 정원 배정 발표 후 이들이 모종의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세대학교 의대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일동도 이날 '정부는 의대생 2천명 증원 배정안을 철회하라'는 성명에서 “비수도권에 82%, 수도권에 18%를 증원하는 정책은 교육 여건을 철저히 무시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며 “이는 앞으로 의학 교육 현장에서 혼란을 초래할 독선적 결정일 뿐이며, 총선을 앞두고 교육 생태계를 교란하는 정치적 카드"라고 반발했다.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도 이날 입장문에서 “정부가 의료계와 합의 없는 독단적 결정을 정의와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독단적 결정은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를 마비시킬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정부-의료계 강대강 갈등에 고통은 누구의 몫인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18일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1308명에게 즉시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하라는 업무개시명령을 발송하며 행정처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요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가 25일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강대강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영상스크립트전문]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18일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1308명에게 즉시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하라는 업무개시명령을 발송하며 행정처분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전공의들은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요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와 전공의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한 의대 교수들마저 잇따라 사직서를 내겠다고 발표하며 의료공백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인데요.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18일 열린 서울대병원 총회 결과 “19일부터 사직서를 비대위에 제출해 다음 주 25일에 일괄 제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방 위원장은 “380명의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74.5%인 283명이 3월 25일 (사직서) 일괄 제출에 동의했다"며 “사직서가 제출되더라도 (수리가) 완료되기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정상 진료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생각"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어 “중요한 칼자루는 정부가 잡고 있다"며 “지금의 이런 의료사태를 만든 정부가 책임이 크고, 이 사태를 단기간에 해결하려면 사직서 제출밖에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들의 25일 일괄 사직서를 제출이 알려지자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부여된 의사 면허를 국민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는데요.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고 “환자의 곁을 지키고, 전공의들을 설득해야 할 일부 의사들이, 의료 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고 의사로서, 스승으로서 본분을 지키지 못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일각에서 '단계적 증원' 내지는 '증원 결정 연기'를 주장하는 데 대해 “증원을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는데요 또한 “나중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증원이 필요해질 뿐만 아니라, 매년 증원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의료 대란과 같은 갈등이 반복되고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매년 국민들이 의사들 눈치를 살피면서 마음을 졸여야 한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도 반문했습니다. 한편,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반복되어 온 전공의들이 선 집단행동, 후 교수들의 동참 상황에 의사들을 바라보는 국민 여론도 따가워지고 있는데요. 정부 역시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국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가 25일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강대강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가운데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이 느끼는 의료공백에 대한 두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상황입니다. 김일균 기자

당뇨병시민연대 “G2E 인슐린 주입기 승인취소” 촉구

당뇨병 환우와 함께하는 시민연대(당뇨병시민연대, 회장 연광인)는 당뇨병 환자용 인슐린 주입기(인슐린펌프) 'DIACONN G8' 제조사인 G2E를 제품에 적용되는 어플리케이션 등의 무허가 무단사용으로 고발하는 접수장을 경찰에 정식 접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울러 전날인 19일 충북 청주 오송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정문 앞에서 '국민건강권을 외면에 대한 각성'을 식약처에 촉구하는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고, G2E 제품 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당뇨병시민연대 이준형 사무국장은 “국내에서 사용 중인 G2E의 'DIACONN G8' 제품의 CGM 관련 6종의 애플리케이션이 국내외에서 허가받지 않은 것이어서 환자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식약처에 민원을 제기하는 질의서를 여러 차례 공식 접수했다"고 말했다. 인슐린 주입기(펌프)를 만드는 G2E가 자사 제품을 미국 제조사인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정식으로 연동되는 제품인 것처럼 속여 식약처 승인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G2E의 '저혈당 주입 멈춤' 기능은 미국 덱스콤의 연속혈당측정기 실시간 데이터를 사용해서 만든 기능인데, 미국 덱스콤과 계약이나 허가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시민연대는 폭로했다. 따라서, G2E 제품 사용은 정식계약을 맺지 않은 불법행위로 정부가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당뇨병시민연대는 식약처 첨단제품허가 담당관실과 유관 부서에 당뇨병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심대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허가에 대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7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식약처가 답변을 계속 지연하거나 엉뚱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시민연대는 주장했다. 이준형 사무국장은 “연속혈당측정기 제조업체에서 데이터 통신을 변경하면 'DIACONN G8' 제품의 저혈당 방지기능이 갑자기 작동하지 않아 '저혈당 주입 멈춤' 기능의 오작동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당뇨병환자에 심각한 문제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사직서 쥔 의대 교수들 “수준 미달 의사 안돼”, “尹 환자 생명 헤아려야”

의대 증원배분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 정부와 의사들 간 '의료 전쟁'이 최고 수위로 치닫는 양상이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일로 밝힌 25일을 앞두고 집결하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자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것이라 하더라도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끝까지 해내야 한다"며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의료 개혁이 바로 국민을 위한 우리 과업이며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일각에서 '단계적 증원' 내지 '증원 결정 연기'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증원을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매년 국민이 의사 눈치 살펴야 한다면, 제대로 된 나라냐"고 일축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브리핑을 통해 '돌아올 수 없는 강', '파국적 결과' 같은 격한 표현으로 반발했다. 의협은 “만일 의대별 정원이 확정 발표된다면 이는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동시에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다리마저 끊어 버리는 파국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의료를 붕괴시키는 국가파괴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의대 교수들 사직서 제출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5일을 사직서 제출일로 정한 가운데, 당시 집단사직을 결정한 의대는 서울대·연세대 등 16곳이었다. 교수들은 제자들의 '희생'을 강조하며 환자 생명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묻고 있다. 충남대 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 373명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이날 국민과 대통령, 정부 당국자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현 사태로 불편과 불안에 떨고 있을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번 사태로 전공의들의 저임금과 중노동으로 대형병원의 적자를 메꿔온 'K-의료'의 민낯이 드러났다"면서 “정부의 무모한 의대 증원은 부실한 의과대학을 양산하고, 수준 미달의 의사를 배출할 것이며, 의료 민영화의 길을 열어 의료 디스토피아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의대 증원의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필수의료와 지방 살리기는 의사 증원이 아닌 효율적 배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 역시 이날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은 위기에 빠진 필수·지역의료를 위해 2000명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지만, 이대로 가면 필수·지역의료는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환자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대통령이 물꼬를 터 달라"며 “하루를 버티기 힘든 응급·중증환자를 헤아려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한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교수들을 향해 “무책임하게 환자를 버리고 떠난 제자들의 잘못된 행동에 동조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의료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의사로서, 스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국민들의 존경을 받아 온 사회지도층으로서 의대 교수님들이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방식으로 뜻을 관철하려 하고 정부의 무릎을 꿇리려 하는 행동에,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나아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의대별 정원 배분은 '지역‧소규모' 의대 확충에 초점이 모일 전망이다. 2000명 기준으로는 비수도권 80%(1600명), 수도권 20%(400명) 배분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비수도권의 경우 거점국립대와 입학정원 50명 이하 '미니 의대' 정원이 2배가량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양적' 의료개혁인 의대 정원 확대 외에도 '질적' 개혁에 초점을 맞춘 필수의료 강화책도 내놓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대안적 지불제도'를 도입에 약 2조원을 투입하겠다며 수술이나 응급진료를 위한 의료진 대기 시간도 보상하고, 난도가 높은 중증 소아 분야 수술에 추가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저출산·고령화에 2028년부터 경제활동인구·취업자 줄어든다

저출산·고령화의 가속화 속에 오는 2028년부터는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곧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오는 2032년까지 90만명에 달하는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잠재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향후 인구 전망과 산업별 전망 등을 토대로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2022∼2032년) 인력수급 전망 및 추가 필요인력 전망'을 19일 발표했다. 우선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오는 2022∼2032년 31만6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전 10년간(2012∼2022년) 증가 폭 314만 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오는 2027년 2948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8년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서 2032년엔 2923만8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15∼64세 경제활동인구로 놓고 보면 더 일찍 감소세가 시작돼 오는 2032년까지 170만3000명이 순감할 전망이다. 6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같은 기간 201만9000명 증가하며 전체 경제활동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 2022년 11.6%에서 오는 2032년 18.4%까지 올라가게 된다.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2022년 63.9%에서 오는 2032년 63.1%로 후퇴할 전망인데 특히 청년층(15∼29세)의 경우 49.8%에서 48.1%로 하락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력 공급 감소 속에 15세 이상 취업자도 오는 2028년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2878만9000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32년에는 2839만9000명으로 내려간다. 2027년까지 증가할 인원을 고려하면 2022∼2032년 30만9000명이 순증하긴 하지만 역시 지난 10년간 증가 폭(313만4000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2028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 2022년 62.1%에서 오는 2032년엔 61.3%로 0.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고용정보원은 내다봤다. 업종·직종별로 세부적으로 보면 일단 고령화 속에 돌봄과 의료수요가 증가하면서 보건복지업 취업자가 99만8000명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과 전문과학기술업도 디지털 전환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가 예상돼 전체 서비스업 취업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제조업(-14만5000명), 건설업(-12만6000명), 농림어업(-9만4000명) 취업자는 오는 2032년까지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직업별로는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 영향으로 보건복지,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전문가가 52만2천 명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비대면 거래 확대로 판매직은 가장 큰 폭의 감소(-32만2천 명)가 예상된다. 직업을 더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돌봄·보건 서비스 종사자, 컴퓨터 시스템·소프트웨어 전문가, 간호사, 조리사, 보건 의료 관련 종사자 등이 취업자 증가 상위 직업으로 꼽혔다. 이에 반해 매장 판매 종사자, 제조 단순 종사자, 자동차 운전원, 문리·기술 및 예능강사, 작물 재배 종사자 등은 감소할 전망이다. 이같은 노동력 공급 감소는 경제성장 지속에는 큰 걸림돌이다. 고용연구원은 향후 10년간 연 2.1%(2022∼2027년)∼1.9%(2028∼2032년) 수준의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체 취업자 수 전망치의 약 3% 수준인 89만4천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추계도 내놨다. 연평균 8만9000명꼴이다. 수요 기반의 취업자 수 예측치에서 인력 공급 제약을 고려한 예측치를 빼서 산출한 숫자다. 오는 2032년 기준 추가 필요인력 전망은 향후 가장 큰 폭의 고용 증가가 예상되는 보건복지서비스업에서 13만8000명으로 가장 많다. 고용 감소가 전망되는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도 각각 13만7000명, 11만8000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직업별로는 전문가와 관련 종사자, 사무종사자 등 비교적 고숙련 직업군의 추가 인력 수요가 컸다. 고용연구원은 “필요 인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1.9∼2.1% 수준의 경제성장률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 속에서 경제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잠재인력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것이 시급하다. 고용정보원은 청년을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 여성을 위한 일·육아 병행 고용환경 구축, 고령자를 위한 계속고용 기반 조성 등 대상별로 차별화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도 지난 15일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 회의에서 이번 고용정보원 전망을 공유하면서 청년, 여성, 중고령층 등을 위한 지원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정보원은 또 기술 진보에 따라 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전문과학 등 분야의 교육·양성·훈련을 강화하고, 반대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분야의 중·저숙련 직종에선 업종 전환, 훈련 등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노동력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산업계의 외국인 노동자 도입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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