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국 불안과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정부가 외국 투자은행(IB) 대표에게 한국 투자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한편 통상 고위 당국자를 미국에 급파하는 등 전방위 활동에 팔을 걷었다. 13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IB 대표들을 만났다. 한국의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해외 시각을 확인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점검하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한 것이다. 자리에서 최 권한대행은 “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의 러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외국인 투자자의 비과세 신청, 국채투자절차 등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AA-·안정적)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을 언급하며 “국제 사회가 한국의 성숙한 대응과 위기관리 시스템을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의 국가신인도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주주환원 확대 기업 대상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소득 분리 과세 등 밸류업 지원 법안들이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를 공식적으로 미국에 파견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당국자가 직접 대미 외교 활동에 나서는 것이다. 오는 17일 워싱턴 DC에서 상무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관계자를 만나 트럼프 2기 통상 정책과 한미 무역 활동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정책이 한미 무역 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 측의 입장을 피력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격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와 함께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해 예고된 관세가 한미 양국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집중적인 논의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통상 당국자가 워싱턴 DC를 공식 방문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달 초 워싱턴 DC를 찾아 미국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미 경제·산업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