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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되찾고 싶은 윤석금 웅진 회장...눈앞 ‘깜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19 17:36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웅진이 또 한 번 코웨이 인수 의사를 천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웅진의 코웨이 재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웅진의 자금력이 코웨이 지분가치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데다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소송전에도 휘말려 있어서다.

18일 한국증권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웅진은 코웨이 인수 추진설에 대해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에 즉시 또는 6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코웨이 역시 "최대주주로부터 투자자로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말했다.


◇ 코웨이 인수...갈 길이 구만리


지난 2012년 12월 MBK에 코웨이를 매각한 웅진은 코웨이의 우선매수권자다. 웅진은 이미 여러 차례 코웨이의 재인수 의사를 표명해왔지만, 업계에선 웅진의 코웨이 인수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기준 코웨이의 시가총액은 6조 3608억 원으로, 웅진이 MBK의 코웨이 지분 26.8%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1조 7천억 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웅진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1분기 재무제표 기준 웅진의 유동자산은 3342억 원 정도다. 이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0억 원 정도이며, 별도로 표기한 매각예정자산은 2740억 원이다.

결국 남은 카드는 재무적 투자자를 동원하는 것인데 이것 역시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1~2조 원 가량을 선뜻 투자할 만한 사모펀드 운용사를 찾기 어려운 데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확보한 경영권을 굳이 윤 회장에게 넘겨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 웅진, MBK와 고도의 심리전

웅진이 MBK를 상대로 소송 중이라는 것도 업계가 재인수 협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웅진은 지난해 5월 MBK가 코웨이 4.38%를 시간외 대량 매매로 팔자 우선매수 권한을 침해당했다며 264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양 측은 주식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자 할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웅진에게 통지할 의무를 부담하되 특정인을 상대로 하지 않은 장내매도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사전 통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에 합의했었다. 1심과 2심에서 법원은 "이 사건 매각은 특정인을 상대로 하지 않은 장내매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모두 MBK의 손을 들어줬다.

상황이 이런데도 렌탈사업으로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윤 회장의 뚝심에는 변함이 없다. 코웨이 매각 이후 웅진의 발목을 잡고 있던 동일 사업 분야 겸업금지조항이 해제됐을 때 웅진이 가장 먼저 한 일도 렌탈 사업 진출이었다. 웅진에게 내려진 겸업금지조항은 올해 1월 2일 해제됐고, 웅진은 지난 3월 ‘웅진렌탈’을 론칭하며 ‘텃밭’인 렌탈 업계로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는 웅진이 렌탈 사업에 뛰어든 것은 MBK와의 인수가격 협상에서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웨이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매각가를 낮추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오늘의 웅진을 만든 코웨이가 과연 윤석금 회장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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