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LG화학이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의 상장으로 전지부문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또한 화학부문의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지난 1분기와는 달리 2분기에는 안정적인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전세계에서 전기차 배터리업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중국 선전증시에 상장을 앞두고 있는 ‘CATL’이다.
◇ CATL, 6월 중 중국증시 상장예정…LG화학 ‘전지부문’ 가치산정 지표 될 것
CATL은 중국 부젠성(복건성)에 본사를 두고 지난 2011년 ATL(암페렉스테크놀로지)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경영과 생산 기반은 중국이지만 모회사는 일본 TDK다. 지난 2005년 ATL의 지분 100%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ATL은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 등 주요 제조사 스마트폰 배터리를 공급하던 업체로 모회사의 배터리 기술력과 중국 친환경차 정책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며 작년 하반기에 비야디(BYD)를 제치고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됐다.
▲CATL은 올 6월 증시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자료=boursorama.com) |
CATL은 작년 11월 10일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선전거래소에서 기업공개 투자설명서(IPO prospectus)를 발표했다.
CATL의 투자설명서에는 목표 시가총액이 1300억 위안(22조원) 수준이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축소된 9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은 9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당국이 IPO시 적용되는 성장배수는 23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CATL의 상장은 LG화학 중대형 전지 부문의 영업가치를 산정하는데 있어 CATL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LG화학-CATL 전지부문 유사한 사업구조…생산능력에서 LG화학 우위
CATL와 LG화학은 비슷한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대형전지 부문에서 유사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급부상한 CATL과 LG화학을 비교하며 생산능력은 LG화학이, 출하량과 수익성은 CATL이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CATL은 높은 수준의 가동률과 낮은 인건비, R&D 비용, 감가상각비 등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대신증권) |
◇ "CATL 상장시 저평가매력 부각될 것"…하반기 수익성 매력도 높아질 것
현대차투자증권은 CATL 6월 중 상장하게 되면 LG화학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장 이후 CATL 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경우 대형 전지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LG화학의 저평가가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CATL 경영진은 중국정부가 이차전지 보조금을 축소한 이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단가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출총이익(GPM)은 작년보다 9%p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LG화학은 하반기 중 EV 이차전지 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른 투자매력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료=현대차투자증권) |
교보증권은 LG화학은 CATL상장과 함께 2분기 전지부문의 어닝 서프라이즈 전망에 힘입어 전지 가치 상승이 뚜렷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동공구, 무선청소기 등에 사용되는 원통형전지 수요가 급증했고 ESS(에너지저장시스템)와 EV(전기차)로의 물량 증가로 대형 배터리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교보증권) |
◇ 2분기 화학시황 개선으로 실적 긍정적…"내년까지 화학, 2020년 이후 이차전지"
신영증권은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을 7460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 15%, 작년보다 3%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 부정적인 환율 영향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4월 이후 급등한 유가로 저가 원료 투입으로 나타난 긍정적인 래깅효과로 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대규모 에탄 크래커 증설로 최근 에틸렌가격이 급락했지만 PE(폴리에틸렌) 제품가격은 양호한 수요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 외장재에 쓰이는 고부가 합성수지 ABS나 파이프·창호 등 건축자재에 사용되는 PVC, 타이어에 쓰이는 합성고무 등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이 2분기에도 탄탄한 실적으로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은 탄탄한 화학부문의 싸이클이 2020년 이후는 이차전지의 성장 모멘텀이 LG화학의 투자 포인트라는 분석이다.
▲(자료=미래에셋대우) |
미래에셋대우는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을 725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원화강세와 유가상승의 부정적인 래깅효과가 컸지만 2분기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