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 |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 한적한 도로를 따라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산중턱에 마북환경기술연구소가 나타났다. 마북환경기술연구소는 현대자동차 수소차의 심장부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신원 확인부터 차량 내부 검사까지 경비가 삼엄하다. 이미 취재 요청을 해놨지만 출입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동안 외부를 둘러봤다. 공기는 좋지만 지상 4층 규모의 연구소 외관은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규모에 비하면 하찮을 정도다.
출입증을 받아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김효섭 연구소 책임연구원이 마중 나와있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이다. 현대·기아차 본사 직원들과는 다른 분위기다. 김 연구원은 "연구도 하고, 부품 생산도 맡다 보니 업무 효율성을 위한 차림"이라고 말했다. 연구소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상하좌우로 뻥 뚫린 복도가 기자를 맞이한다. 참 친환경적이다. 4월14일, 이날은 봄비가 살랑거려 채광과 만나지 못했지만, 볕이 좋은 날이면 통유리를 투사한 햇살이 현란한 농을 걸어올 것 같다. 심지어 화장실은 항공기에 쓰이는 진공오수시스템이 적용됐다.
▲현대기아자동차 환경기술연구소 1층 내 전시된 수소연료전지. |
1층에는 현대차가 최초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탑재했던 모하비, 투싼, 투싼ix가 전시돼 있고, 그 옆의 작은 전시장에는 수소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이 분해돼 있다. 연료전지 스택은 고압 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를 발전하는 수소차의 핵심 부품이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 엔진에 해당한다.
김 연구원은 "스택 하나에는 얇은 필름형태의 전극막접합체(MEA) 440여개가 구성된다"고 말했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향했다. 이곳에선 연료전지 스택들의 최종평가가 이뤄진다. 사실상 연구소 내에서 생산되는 스택들이라면 반드시 거쳐가야 할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1층에선 수소차 관련 부품들을 생산하고, 2층에선 연구개발이 이뤄진다. 이후 3층으로 올라와 최종평가를 거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옆 조그만 박스 형태의 기계가 눈에 띈다. 내부에는 연료전지 스택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연료전지 스택의 내구성이 시험된다. 영하 40도에서 영상 70도까지, 분당 1.6도의 기온 상승이 가능하고, 1.0도씩 기온 하강이 가능한 기계에서 수소엔진들은 담금질을 계속한다. 이 과정을 버틴 스택들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문제 없이 가동될 것이다.
▲현대자동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
▲현대자동차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
이곳 바로 옆에서 연료전지 스택의 최종점검이 이뤄진다. 다만 양산 대수가 아직 많지 않다 보니 매일 검사하는 연료전지 스택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곳에서 검수를 끝낸 연료전지 스택은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보내져 차량에 탑재된다.
마북환경기술연구소가 처음부터 현재 위치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태동은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비롯됐다. 현대차그룹은 환경기술의 전 분야에 걸친 핵심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03년 약 600억원의 시설투자비 및 공사비를 투입해 2005년 9월 마북연구단지를 조성했다. 수소차가 먼 미래의 차에 불과하다는 편견 속에서도 묵묵히 연구개발(R&D)을 이어가는 것이다.
수소차 연구진도 여기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초기 40여명에 불과하던 인원은 현재 2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지금 현재 이곳에선 벌써 내년 2세대 수소차 등판이 준비되고 있다.
[용인=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