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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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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에 셰일업계 ‘울상’...美 은행 ‘돈줄죄기’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2 18:21

Working oil pumps

▲셰일업계에 대한 미국은행의 ‘돈줄죄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음달 셰일업체들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재평가를 앞두고 유가가 강력한 하락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셰일업계에 대한 미국은행의 ‘돈줄죄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음달 셰일업체들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재평가를 앞두고 유가가 강력한 하락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면 은행권이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에 대한 대출 한도를 옥죌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국제로펌인 헤인즈앤분의 파트너로 활동하는 크레이그 그래먼은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45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생산업체들에 대한 신용공여의 최고한도, 즉 크레디트라인(Credit-line)이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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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미국 생산업체들의 평균 대출한도는 2015년 말에 비해 16%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만에 감산 합의에 성공하면서 지난해말 WTI는 배럴당 54.06달러로 올랐다. 그러나 이후 유가는 하락세로 반전하며 올 들어 12% 가량 내렸다. 유가 반등세를 타고 다시 생산에 뛰어든 미국 셰일오일 기업들이 원유 공급을 늘리면서 OPEC이 애써 올려놓은 유가에 하방압력을 가했다.

맥쿼리캐피털의 폴 그리겔 애널리스트는 "다음달 유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유가가 추가 하락한다면 은행들은 대출 한도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겔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이 생산업체들의 신용을 재평가할 때 해당 기업들의 원유 재고와 생산 추세, 현재 유가뿐만 아니라 미래 전망치를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채무자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면 은행들은 신용공여 한도 축소를 오히려 망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말 유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은행들은 시장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지켜보면서 대출 정책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은행권이 미국 셰일오일 기업들과 OPEC의 시장점유율 싸움을 지켜보면서 시장 추세를 관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스펜서 커터 애널리스트는 "은행 대출은 움직이는 자본"이라며 "생산업체들은 은행 대출을 통해 그 해 예산지출을 결정한다. 대출은 마치 금융시장의 정맥을 흐르는 피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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