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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자가발전 오해와 진실

방재현 기자bjh@ekn.kr 2013.01.16 12:03:02

감사원, 퇴직자 모임 일감 몰아주기
특혜 의혹에 ‘혐의 없음’
계통연결하기엔 예산 턱 없이 부족
차라리 직영으로 운영했더라면…

한전이 운영하고 있는 도서자가발전이 오해받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현재 전국 63개 도서에 총 8만5295kW 규모의 도서자가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본지 1월9일자 1면 참조>  이들 도서자가발전은 농어촌 전기공급사업 촉진법에 따라 각 지자체가 설치 및 관리·운영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지자체가 보다 효율적인 시설운영을 위해 촉진법 20조 3항에 의거해 한전에 운영·관리를 맡기고 있는데, 한전은 이를 다시 민간업체인 전우실업에 위탁하는 구조다.

전우실업은 한전 퇴직자 모임인 ‘전우회’가 설립한 회사인데 이 때문에 한전은 ‘제 식구를 감싼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더구나 전우실업이 자가발전을 운영하는 도서지역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은 보일러등유를 연료로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내륙과 계통을 연결하지 않고 있어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상황.
이에 본지는 도서자가발전설비들의 운영 현황과 문제점들을 살펴봤다.

▲전우실업 운영 동기
도서자가발전은 해당 지자체가 운영한다. 그러나 전기품질 유지와 효율적인 유지보수 등의 이유로 농어촌 전기공급사업 촉진법 20조3항에 의거해 전기사업자인 한전에 넘길 수 있다.  한전은 이렇게 하나 둘 운영을 맡게 된 도서지역에 대해 당시 한전이 운영하던 대형 발전소들이 1년 씩 돌아가며 운영토록 했다. 그러나 매년 운영의 주체가 바뀌게 되자 유지관리는 물론 전기의 품질이 낮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됐다. 

이때 한전은 도서자가발전을 운영할 별도 법인 설립하거나 민간전문회사에 위탁하는 두 가지 대안을 내놨고, 고심 끝에 후자를 선택했다. 별도의 법인을 설립할 경우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전은 발전과 배전, 판매 등 전기사업에 대한 경험을 보유한 민간전문회사에 위탁키로 결정, 이때부터 수의계약을 통해 전우실업에 운영을 위임하고 있다.

의혹 1 ‘한 번 한전인은 영원한 한전인?’
전우실업이 도서자가발전설비 운영을 맡게 되면서 한때 한전은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휩싸인다. 지난 2009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한전이 퇴직자 모임인 전우회가 설립한 전우실업에 각종 계약을 몰아주고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에는 계약관리와 관련한 감사원의 집중 감사가 진행됐다. 한수원이 한수원 퇴직자가 운영하는 회사에 납품을 몰아준 사건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은 한전을 대상으로 이 부분을 중점 감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매년 감사원의 감사를 받아오던 한전이지만 이번만큼은 한전의 입장에서 늘 조마조마하던 일이 터져 버린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퇴직단체에 운영을 위탁한다는 점과 전력기금으로 운영한다는 점 때문에 항상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전우실업이 전문성을 갖춘 업체라는 점, 고용승계를 보장해 실질적인 한전 퇴직자는 적다는 점, 민간업체의 참여가 전무하다는 점 등의 이유로 감사를 결론을 짓지 못한채 마무리했다. 피의자 신분이었던 한전이 ‘혐의 없음’ 판결을 받은 것이다.

전우실업은 1987년 설립해 배전기술분야와 검침용역분야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고용승계를 통해 과거 지자체가 도서자가발전설비를 관리할 당시의 인력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어 전우실업 구성원 중 실제 한전 퇴직자는 약 20%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전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도서자가발전설비에 대한 민간업체의 관심이 적다는 것도 이유다. 현재 도서지역자가발전 운영에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 투입되고 있는데 기금 중 도서지역에 들어가는 예산이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도서자가발전설비 운영지원금은 1593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한전이 지원하는 인건비 역시 5000만원 선으로 민간기업의 인력이 직장인 도서와 가족들이 있는 내륙을 드나들며 생활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수의계약 시 민간업체들의 의견을 청취하는데 이의를 제기하거나 사업에 참여하려는 업체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차라리 우리가 직영으로 운영을 맡는 것이 속도 편하고 전기품질 유지 차원에서도 효율적이지만 그러기엔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혹 2 계통 연결 왜 못하나?

도서자가발전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두 번째 오해는 계통연결이다. 현재 대부분의 도서자가발전설비들은 보일러등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연료비가 일반 석탄화력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초기 비용의 부담은 있지만 계통을 연결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법적·기술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관계자는 “내륙과 1.8km 이내에 위치한 도서지역만이 철탑 설치가 가능하다”며 “설사 설치가 가능하더라도 거리가 멀어 중간 철탑을 세워야 하는 등 기술적·비용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안은 제주도 등과 같이 내륙과 도서를 해저케이블로 연결하는 방법인데 이 역시 비용과 기술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경부 장동호 사무관은 “장기적 효율을 생각하면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는 것이 맞지만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약 10개 도서지역이 해저케이블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그러나 투자비에 비해 전력기금 등 예산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력기금이 충분히 확보되고 정부의 구체적인 방침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설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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