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소 적임 기관은? KPX vs KRX

정연진 기자 pressj@ekn.kr 2009.07.22 14: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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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거래소 적임 기관은? 

 
KPX vs KRX

 

   
김병률 신사업팀장
   
김용완 성장기술총괄팀장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소 설립을 두고 전력거래소(KPX)와 한국거래소(KRX)의 경쟁이 달아 올랐다. 우리나라는 2013년 포스트교토체제에서 온실가스의무감축국으로 편입되면 온실가스총량 할당제를 시행해야 한다. 정부는 부과된 의무감축량을 국내 기업들에 할당하게 되고 배출량을 줄일 여력이 없는 기업은 배출권을 사고, 여유가 있는 기업은 판다.

물론 원칙적으로 외국투자자들과 기관, 일반 투자자들도 자유롭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배출권 거래를 취급할 기관의 윤곽이 연말경 녹색성장위원회의 ‘배출권거래제기본계획’에 담길 전망인데, 전력거래소와 한국거래소가 각자의 경쟁력을 내세우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분위기 몰이’에 나섰다.  

전력거래소는 ‘전력 수급 및 시장 안정화’를, 한국거래소는 ‘모든 투자주체에 대한 개방 및 인프라’를 최대 강점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의 경우 배출권거래소 설립 초기에는 노르웨이 노르드풀(NordPool), 독일 EEX, 프랑스 블루넥스트(Bluenext) 등 전력거래소가 거래소 설립을 주도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최근에는 증권·파생상품거래소들이 탄소거래소를 인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CCX(시카고기후거래소)와 ECX(유럽기후거래소) 등 독자적인 기후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제3의 기관, 즉 KCX(Korea Climate Exchange)의 설립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한 탄소배출권 전문가는 “기관 이기주의와 배출권거래소의 중요도 때문에 KCX 설립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전력거래소의 손을,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의 편을 들고 있다. 다른 전문가는 “미국 및 영국과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워낙 커서 독자적인 기후거래소가 설립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력거래소 김용완 성장기술총괄팀장
■배출권과 전력시장은 통합·연계돼야 한다

배출권은 전력요금과 직결 ‘전력공급’ 중단 최악 경우도
‘투기시장화’ 우려…단순 금융상품 거래로 생각해선 안돼

   
“탄소배출권을 단순히 금융상품거래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투기자본들로 인한 시장교란과 배출권 가격이 폭등하면 국가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다.”

전력거래소 김용완 성장기술총괄팀장은 “배출권 시장은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배출권 거래가 국가 전력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파생적 상품거래는 부수적이어야 한다는 것. 

김 팀장은 “에너지 부분(발전 부문)이 실제적으로 배출권 시장을 지배한다”며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총 배출량의 84%를 에너지 부문, 그중 발전 부문이 31%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유럽은 배출량의 30%, 거래량의 70%를 발전 부문이 차지한다. 김 팀장은 “우리나라도 거래량의 7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전력거래소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배출권 거래 활성화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에너지전문기관입니다.” 

전력거래소는 실수요자 중심의 배출권 시장을 구축해야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산업계에 대한 이해가 높은 기관이 주관이 돼야 배출권 시장 안정화와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실
수요자 중심으로 운용해 배출권 시장의 ‘투기 시장화’를 예방할 수도 있고요.”   

김 팀장은 “우리나라는 EU 등 국가와 달리 전력의 외부 구입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발전사는 연간 배출량을 초과할 우려가 있으면 전력생산을 중단하는 극단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 배출 제약과 LNG 등 고가연료의 사용 부담으로 전력수급 여건이 악화될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발전사들 입장에서 배출권 구입비용이 급등하면 전력 판매 수익이 적어집니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가스발전으로 연료를 전환하면 이에 대한 부담은 소비자들이 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연료전환이 이뤄져 석탄(60원/kWh) 대신 가스발전(160원/kWh)이 전력시장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전력시장과 배출권시장을 연계해 전력수급 및 전기요금 충격을 완화해야 합니다. 전력과 배출권 시장 가격을 동시에 분석해 발전기 배출 비용을 초과하는 전력 구입 비용 급등을 제한해야 하는 것이죠. 전력거래소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저탄소기술 등 배출권 거래를 고려한 미래 전력수급계획 수립에도 유리합니다.”

김 팀장은 에너지가격과 수급의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려면 에너지(전력) 가격과 수급의 통합조정이 필요하지요. 전력거래소는 전력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유지하고, 필요시 급전지시로 전력을 생산하게 할 수 있습니다.” 김 팀장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3월 배출 규제로 초래될 전력가격 급등 방지대책을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한국형 배출권 모의거래를 시행하고, 전력부분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했다. 미국의 전력거래소(PJM) 및 CCX, APEX(세계전력거래소협회)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2단계 모의거래를 실시해 한국형 배출권 거래제 도입 준비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유럽의 경우 대부분 전력거래소가 배출권 거래소로 발달했다”며 “증권거래소를 모태로 설립된 배출권 거래소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럽에서는 배출권을 단순금융상품으로 보지 않고, 제3의 상품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장점

·전력과 배출권을 연계, 수급 및 요금 충격 완화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배출권 거래제 일관성 확보
·전력·배출권시장 통합 감시·분석, 건전시장 형성 
·전력시장 경험 인프라 활용, 해외 거래소와 협력


■한국거래소 김병률 신사업팀장
■실수요자·기관·개인 모두가 참여해야 활성화

기관·개인이 시장 주도해야  실수요자 중심으로는 실패
‘자본통합법’ 파생상품 거래  한국거래소에 독점부여

   

“배출권거래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제한하면 시장이 형성되기 어렵다. 배출사업장 뿐만 아니라 투자금융기관, 개인투자자 등 모든 투자주체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김병률 신사업팀장은 효율적인 시장운영 기능과 법적 여건, 증권·파생상품 거래소 중심의 주관기관 재편 추세 등에 논지의 초점을 실었다.

김 팀장은 “탄소배출권은 비실물 자산으로 증권·파생상품 등 금융상품의 거래와 유사하다”며 “별도의 투자비용 없이 기존 거래 인프라를 이용하면 가장 효율적인 시장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기 투자비용이 과다할 경우, 조기회수를 위해 거래 수수료를 과다하게 부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산, 결제시스템을 활용해 거래 이후 결제의 안정성을 투자자들에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른 법적 여건도 한국거래소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은 기후관련 파생상품을 포함한 모든 파생상품 거래를 한국거래소에 독점 부여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의 대부분이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그러면서 “전력거래소가 배출권거래를 취급하면 법을 바꿔야 하는데, 그럴 만한 명분과 실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시장 감시 등 투자자 보호 부분도 언급하면서 “공정한 탄소배출권 가격 형성을 위해서는 시세조종 방지를 통한 투자자보호체계가 필요합니다. 한국거래소는 상시 감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특히 “해외의 경우 초기에 전력거래소 중심으로 운영되던 탄소배출권 시장이 증권·파생상품 거래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추세”라며 “전력공급사 등을 주축으로 하다가보니 시장 활성화가 안돼 최근 증권·파생상품으로 취급해 모든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 한계가 있어요. 기관투자자들과 개인들이 참여해 시장을 주도해야 합니다. 자기매매, 위탁매매 모두 할 수 있게 해야지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면 100% 실패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계적인 증권·파생상품거래소들이 전력거래소의 탄소배출권 부문을 인수하는 추세다. NYSE-Euronext가 블루넥스트를, Nasdaq-OMX가 노르드풀ASA를, Eurex가 EEX를 인수했다. 김 팀장은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전력거래소가 탄소배출권을 취급하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유럽기후거래소(ECX)는 파생상품거래소인 ICE Futures Europe의 거래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동경증권거래소(ISE), 인도상품거래소(MCX), 호주증권선물거래소(ASX) 등 기존 증권파생상품 거래소가 탄소배출권 시장을 개설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예전과 달리 세계 각국이 탄소배출권을 거래소가 성장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 팀장은 “한국거래소는 30여년의 노하우로 세계 최고의 파생상품시장을 운영중입니다. 또한 증권·선물회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회원의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이 용이합니다.”  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미국 유럽에 이어 세계3대 배출권거래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시장 선점을 통한 국제시장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라며 “시카고기후거래소,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독일 유렉스(Eurex) 등과 파생상품 연계 거래를 하면서 관련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강점

·기존 증권·파생상품 거래 인프라로 효율적 운영
·자본통합법 기후관련 상품은 KRX에서만 취급토록
·전력거래소->증권·파생상품거래소 중심전환 추세
·증권·파생상품 운영 노하우 활용으로 시장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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