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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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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발전·전기차 시장, 대선 이후 어떻게 바뀔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0.2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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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미국 대선이 불과 7일 밖에 남지 않으면서 선거 결과가 미국 에너지와 전기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시장은 속도와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화석연료인 가솔린도 수혜가 예상되는 부문으로 꼽혔다.

다만 전기차의 경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이겨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우드맥킨지는 "그럼에도 이번 대선 결과는 큰 변화를 암시한다"며 "대부분의 변화는 효과가 나타나는데 몇 년이 걸릴 것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두 후보는 에너지정책의 방향에 대한 매우 다른 길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와 가스, 그리고 석탄을 선호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온실가스 감축을 거부한다"며 "경쟁자인 바이든 후보의 경우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 목표인 ‘클린 에너지 혁명’을 출범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평가했다.


◇ 재생에너지, 어쨌거나 성장한다...차이는 ‘속도’

만일 바이든 후보가 당선한다면 에너지시장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우드맥킨지의 에드 크룩스 부회장은 "바이든 후보의 공약은 인프라를 미국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방법으로 뜯어고친다"며 "특히 2035년까지 무탄소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또한 크룩스 부회장은 "이 계획은 엄청난 기회를 창출한다"며 "미국 육상풍력과 발전소급 태양광의 발전설비가 7배 확장되고 해상풍력과 배터리 저장장치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가 공언한 청정에너지에 대한 2조 달러 이상의 투자가 새로운 에너지 메이저 업체들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점은 남아있다. 크룩스 부회장은 "충분한 전력 배치가 담보되지 않는 한 재생에너지의 보급이 늘어나도 발전그리드의 안정성은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태양광 모듈 수요는 연간 100 기가와트(GW)를 넘을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계 태양광 모듈 제조능력이 연간 약 4.7GW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청정에너지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속도는 바이든에 비해 느려질 것으로 전망됐다. 연방정부가 아닌 민간업체들과 주 정부가 재생에너지 시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석탄산업을 지원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소는 계속 사라질 것이란 시각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그는 2016년 후보시절 당시 ‘석탄 회복’ 공약을 내걸면서 선거운동을 펼쳤고 새로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 역시 석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면서도 "그럼에도 경제성 악화와 주 정부 정책으로 인해 석탄발전량이 30% 감소하는 등 석탄의 발전비중이 임기 동안 하락추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공해 비용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해도 관련 정책이 현재 대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법인세 28% 인상안보다 더욱 강력한 탄소세 도입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 가솔린 ‘수혜’, 전기차는? ..."글쎄"


가솔린 수요의 경우 두 후보 관계없이 모두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계속해서 연비 기준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연간 1.5%씩 신차의 연비를 향상하도록 하는 규제를 지난 3월 발표했다. 이는 당초 같은 기간 연간 5%씩의 연비 개선을 요구한 버락 오바마 정부의 규제를 폐기한 것이다. 이런 추세를 고려했을 때 우드맥킨지는 자동차 연비가 작년 1갤런당 21.2마일에서 2040년 28마일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국 승용차 및 소형차(LDV)의 연비가 규제보다는 소비자 선호와 기술적 진보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된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이러한 전망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바이든은 앞으로 새로 판매되는 LDV와 중형차(MDV)의 순 배출량이 제로(0)에 달하도록 새로운 연비 기준을 원하는 입장이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기한이 언급되지 않았음으로 적어도 2030년까지 판매되는 자동차들은 계속 휘발유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이 강력한 연비 기준을 도입해도 2030년에 영향받는 가솔린 수요는 전체 대비 2%인 하루 15만 배럴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됐다.

발전산업과 달리 자동차 산업에서는 화석연료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지속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2030년까지 미국 도로 위에 달리는 전기차는 약 230만 대로 늘어나고 규제가 더욱 강력할 경우 4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는 전체 자동차인 2억 7500만 대의 1.5%에 불과한 수준이다.

크룩스 부회장은 "2030년까지 요구되는 전기차 충전소는 80만 곳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바이든이 전기차 충전소 50만 곳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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