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H 클린 팜 |
[에너지경제신문 박경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건설업계도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농촌 관련 지원을 강화하자 건설사들도 서둘러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축사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초 ‘제4차 농어촌 지역개발 5개년 기본계획(2020년~2024년)’의 일환으로, 스마트팜·스마트 양식장을 비롯한 스마트 기술 신산업을 육성하기로 하자 건설사들이 다양한 스마트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아파트를 벗어나지 않고 직접 케일, 로메인, 버터헤드 상추 등과 같은 잎채소를 단지 내에서 기를 수 있는 ‘H클린팜’을 선보였다. H클린팜은 강화유리와 LED 조명으로 빛, 온도, 습도 등 식물 생육에 필요한 환경요소를 인공적으로 제어한다. 외부와 차단된 재배실로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없는 작물재배가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어린이 현장학습 및 교육이 가능한 체험교육실, 내부 온도 및 습도 조절을 도와주는 항온항습실, 수확 이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준비실 등과 함께 구성된다. 현대건설은 입주민 자치회에서 단지 어린이집 수확 체험, 건강 샐러드 만들기, 기획 등의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지원한다.
스마트팜 시스템 투자를 확대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호반건설은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을 설립해 도심형 스마트팜 스타트업 ‘쎄슬프라이머스’에 투자하고 있다. 쎄슬프라이머스은 인공광원 기술 등을 통해 면적당 작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수직농장 플랫폼 구축과 공급을 하는 기업이다. ‘지능형 수확자동화 플랫폼’ 개발과 ‘복합환경제어 시스템’ 및 ‘자율형 로봇 수직농장’ 공급 등을 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스마트팜 설치 및 운영’ 에 관해 의결했다. 여러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검토 중이다. 지난 7월에는 부산시와 ‘스마트 양식산업 육성’ 투자협약(MOU)도 체결했다. GS건설 스마트팜을 포함해 태양광, 2차 전지, 모듈러 주택사업 등 주택 시장의 새 먹거리 발굴에 힘을 싣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6월 올레팜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올레팜은 스마트팜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컨테이너에서도 딸기와 같은 과수를 키울 수 있는 재배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밖에 계룡건설도 올해 스마트팜 설치, 관리, 운영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스마트팜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초기 투자 비용과 시간이 들어 먼저 투자에 힘쓰고 있다"며 "스마트팜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신산업을 발굴하려고 노력중이다"고 했다.
한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올해 스마트팜 시장 규모를 5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