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타면서 향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대어급 기업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대어급 기업들이 공모주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다른 새내기주들 역시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어 투자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음 달까지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 일정을 확정한 기업은 18곳이다.
바이브컴퍼니는 19∼20일에, 위드텍과 센코가 20∼21일에 각각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미 일반 청약을 마친 피플바이오는 이날 코스닥에 입성했다. 미코바이오메드도 22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다.
다음 달에는 교촌에프앤비와 명신산업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다. 각각 11월 3∼4일, 11월 12∼13일에 일반 청약을 받는다. 티앤엘, 소룩스, 포인트모바일, 클리노믹스, 알체라, 모비릭스, 고바이오랩, 네패스아크, 퀀타매트릭스, 하나기술, 제일전기공업 등도 11월 중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3사는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 기록을 경신하며 공모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지만, 상장 후에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 효과로 주목받던 빅히트의 예상 밖 부진에 공모주 시장에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빅히트 상장을 기점으로 이제 올해의 공모주 열풍이 ‘끝물’ 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빅히트는 상장 3거래일 만에 20만원대 선 아래로 추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빅히트는 전일 대비 1만1500원(5.74%) 하락한 1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13만5000원)보단 높은 수준이지만, 시초가(27만원)보단 30% 급락한 상태다.
올해 IPO시장 최대어로 꼽힌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0일 코스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치기도 했지만, 현 주가는 최고가(8만9100원)보다 절반 수준인 4만5050원에 불과하다. SK바이오팜도 상장 직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IPO 열풍을 주도 했지만, 최근 주가는 장중 최고가(26만9500원) 보다 무려 42.67% 하락한 15만4500원이다.
이밖에 지난달 초 이후 상장한 새내기 공모주 11개 종목 중 5개 종목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이달 중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 파나시아는 지난달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저금리, 부동산 규제 등으로 IPO 시장에 역대급 유동성이 몰리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았지만,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남은 공모주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뜨거웠던 몇 차례의 IPO 투자 경험을 통해 투자자들의 전략 또한 진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자본을 확보하고 주주와의 투명한 소통을 바탕으로 향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IPO를 하는 이유"라며 "IPO 기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 호흡을 탑재하는 전략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빅히트 등 최근 증시에 입성한 공모주들은 IPO 흥행에 힘입어 (공모가가) 과도하게 높은 금액으로 책정됐다"라며 "오히려 상장한 주가의 주식이 하락세를 타면서 개인투자자들도 한층 더 똑똑해졌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남은 IPO엔 개인투자자들이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최대어들이 내년에 상장할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공모주 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장 관련 심사 승인을 기다리는 기업이 다수고, 내년에도 카카오페이 등 굵직한 기업들이 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면서 "아직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공모주 시장에 투자할 만한)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주 참여와 공모 시장에 대한 시장의 유동성이 더욱 더 확대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