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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디지털 세상에 주목할 액티브 시니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5.29 15:14

전경우 미래커뮤니케이션 대표


여럿이 모여 하기 보다는 혼자가 편하고 익숙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관심 없고 나 자신이 중요하다,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믿고 따르는 대신 나의 취향과 견해가 더 중요하다, 세상에서 나 자신의 가치관과 만족감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어리지만 자신을 믿고 존중하며 자신의 삶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 바로 Z세대들이다. 베이비붐 세대 이후를 X, Y, Z세대로 부르는데, 여기서 가장 끝 세대가 바로 Z세대다.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면, 1950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말한다. 한국전쟁과 함께 출생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세대로, 현재 50대 후반에서 60대 중후반들이다. 이들은 전쟁 이후의 고단한 시기와 경제개발을 통한 고속성장의 시대를 거쳤고, 유교적 전통에 따른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와 부모와 국가에 대한 충효 사상 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자녀들에 대한 교육을 중시하고 집단적인 사고와 행동에 익숙하다.

베이비 붐 세대를 잇는 X세대는 1964년부터 1981년까지의 출생 인구들로, 현재 40~50대들이다. 1980년대 민주화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가 이전에 비해 더 개방적이고 다양해지면서 물질적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시기를 맞이한 세대다. 소위 ‘오렌지족’으로 대변되는 1990년대 초반의 향락 문화를 경험하고 국제화 시대를 맞으면서 훨씬 다채로운 삶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 사고가 자유롭고 개인의 경험과 의견을 중요하게 여긴다.

베이비 붐 세대의 자녀들이 Y세대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인데, 경제개발과 민주화 이후 안정되고 풍요로워진 환경 속에서 세계화 국제화의 즐거움을 본격적으로 즐기게 된 세대다. 정보화 시대에 맞게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소통 방식에 능숙하고 일보다는 휴식과 개인의 취향과 만족감,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긴다. 윗사람의 눈치를 살피기보다는 자신의 의견과 업무 스타일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개인적인 일에는 철저하게 독립적인 태도를 취한다.

1995년 이후에 태어난 청소년들이 바로 Z세대다. Y세대의 후배이면서 X세대의 자녀들이다.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들의 눈으로 보자면 완전히 다른 인류로 여겨질 정도다. 고도화 된 첨단 정보 시대를 살면서 많은 정보를 단시간에 받아들이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자기들끼리만 쓰는 언어로 소통하고 그들만의 문화 패턴을 만들어내고 공유한다.

베이비붐이나 X세대들은 막내 세대인 Z세대들이 별종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덮어놓고 비난하거나 불평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들의 소통과 생활 방식을 학습하고 따라가려 애쓴다. 정보화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막내 세대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세대마다 다르다. Z세대는 많은 정보를 빨리 처리하기 때문에 분량이 적은 대신 다양한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한다. 첨단 미디어에 최적화되어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많이 이용한다. 미디어 업계 입장에서는 Z세대가 당장의 고객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주 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올드 세대들이 콘텐츠 시장에서 소외된 것은 아니다. 소위 ‘액티브 시니어’라는 세대도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미디어 산업의 고객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문화와 레저 스포츠 등 시니어 관련 산업 규모가 73조 원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약 27조 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액티브 시니어들도 당당하게 자신들만의 취향에 따라 소비 패턴을 만들고 문화 콘텐츠 산업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니어 고객을 잡기 위한 콘텐츠 업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장강(長江)의 앞 물도 뒷물에 밀린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다. 디지털 시대가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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