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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선 돌파한 코스피, '삼성전자 랠리' 이어갈까...外人 자금 관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4.07 15:50

삼성전자, ‘반도체’ 업고 1분기 실적 선방
미국·유럽 코로나19 확진자 수 둔화
외국인 24거래일 연속 매도...개인-기관 ‘사자’
"상승랠리 기대 시기상조...경계할 변수 많아"

▲(사진=연합)


코스피가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3월의 악몽을 잊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주춤해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4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원유 감산을 놓고 산유국 간의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쉽게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1.72포인트(1.77%) 오른 1823.60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18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2일(1834.33)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4.84포인트(1.94%) 오른 1826.72에 출발해 장중 한때 1838.97까지 급등했다. 이후 낙폭을 줄이며 오후 한때 1791.92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하면서 종가 기준 1800선 진입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9.69포인트(1.62%) 오른 606.9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은 삼성전자의 힘이 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분기(59조8848억원)보다 8%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52조3855억원)보다는 4.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분기(7조1603억원)보다 10.6% 줄었지만, 작년 1분기(6조2333억원)에 비해서는 2.7% 감소했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치로, 반도체 부문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힘입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 등 다른 부분은 실적이 악화됐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등이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가 증가한 점이 반도체 수요 증가에도 긍정적이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올해 2분기에는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률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꺾인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 CNBC에 따르면 미국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토요일까지 하루 3만명 이상이었지만, 전날 2만8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신들은 프랑스와 독일 등 신규 확진자도 다소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NH투자증권


이 영향으로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27.46포인트(7.73%) 폭등한 22679.9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각각 7.03%, 7.33% 급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통과하더라도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기업 실적 부진 등은 계속해서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연일 매도세를 이어가는 점도 부담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9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무려 2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544억원, 315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코스피가 1800선에 진입한 것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각국의 코로나19 정점 통과를 선반영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산유국 간에 감산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증시 랠리’에 경계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신경전을 벌이면서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회상 회의는 이달 9일로 연기됐다. 산유국들은 미국도 원유 감산에 동참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10배에 근접했다"며 "EPS(주당순이익) 조정을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PER 상승은 추가 주가 반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유가가 빠르게 반등하지 못할 경우 한계 기업 도산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환호가 끝나면 경계할 요소들이 부상할 차례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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