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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속 '골든타임' 찾는 투자자들…금-달러-채권에 '뭉칫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2.26 09:30

▲(사진=연합)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저금리 시대에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여파를 주시하면서도 금, 달러 등 안전자산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 역대 최고가 행진 ‘금값’

국내 안전자산 가운데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역시나 ‘금’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KRX금시장에서 금값은 1g 당 전 거래일 대비 3.25% 급등한 6만5233원에 마감했다. 금값은 지난주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급등했다. 현물은 장중 6만528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종가 기준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장 이후 6년 만의 최고가다. 국내 금값은 지난 17일부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국제 금값도 마찬가지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7.8달러(1.69%)나 상승한 1672.4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3년 2월6일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던 금값은 오름세를 반납하고 제자리를 찾았지만, 연초 코로나 여파로 2월 들어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금 관련 파생상품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KODEX 골드선물 상장지수펀드(ETF)(H)’는 전 거래일 대비 230원 오른 주당 1만1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 달러-국채 관심 ‘집중’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미국 달러와 국채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3원 오른 1220.5원에 출발하면서 지난해 8월 고점안 1222.2원에 한발 다가갔다. 앞서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09.2원)보다 11.0원 오른 1220.2원에 마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선물에 투자하는 금융상품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 21일 기준 달러선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최고 7%였다. 달러선물지수를 추종하는 달러선물 ETF는 달러화 가치가 오를수록 수익률이 오른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 상승 폭의 2배 수익을 낼 수 있다.

상품별로는 레버리지 상품인 ‘미래에셋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달러-파생형)’(7.92%),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7.76%),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7.75%) 등이 7%대 수익을 냈다.

일반 달러선물 ETF인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3.94%),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3.93%) 등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주식 ETF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0.84%에 그친 점에 비춰보면 괜찮은 성적이다.

반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달러선물 인버스 ETF는 올해 들어 줄줄이 손실을 냈다.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7.58%), 미래에셋TIGER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달러-파생형)(-7.51%),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7.51%) 등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 수익률은 -7%대였다.


◇ 국고채-美국채도 인기..."안전자산 선호현상 당분간 계속"

▲(사진=네이버캡처)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고채 금리도 크게 하락(국고채 가격 상승)했다. 24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0bp(1bp=0.01%p) 내린 연 1.157%,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1bp 내린 연 1.229%에 형성됐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채권 매수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1.25%)를 밑돈 데 이어 5년물 금리도 장중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국 국채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미 정부가 보증한다는 점에서 미 국채 역시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1.377%로 0.093%포인트 하락했는데 기존 최저치인 1.32%에 근접한 수치다. 30년 만기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0.068%포인트 내린 1.84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안정화되려면 코로나 감염증 확산이 감소세로 돌아서야하고, 중국경제가 회복되는 것이 지표로 분명하게 나타나야 한다"라며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고,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투자심리는 악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은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국내 확진자 수 증가 속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최근 불안한 흐름이 지속된 만큼 원화 전고점 1222원 이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달러강세는 유로화 약세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은 것이다"이라며 "유로화가 1~2개월 내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원화 역시 이같은 흐름을 쫓아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관측했다.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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