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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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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잊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초격차' 구슬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1.24 15:41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국내 대부분의 기업이 휴식에 들어갔다. 하지만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국내 수출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 직원들은 별도 휴무 없이 평상시처럼 일터로 나간다. 업종 특성상 공장이 쉬지 않고 가동돼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기도 기흥, 화성, 평택 등 반도체를 생산하는 사업장 직원들은 여느 때처럼 24시간 3교대로 산업 현장을 지킨다. 이천과 청주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천안과 아산 등 사업장에서 365일 라인을 가동해야 하는 만큼 평소와 마찬가지로 정상 근무를 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파주와 구미사업장 현장 직원들은 교대 근무에 맞춰 출근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라인, SK하이닉스의 누적 가동 일수는 휴일을 포함해 모두 273일로 가동률은 100%에 이른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같은 기간 구미, 파주사업장의 누적 가동 일수는 각각 270일, 269일이며, 가동률은 98.8%, 98.4%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 공장들이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는 데에는 무엇보다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격차, 이른바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제품 수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잠시라도 가동이 중단되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는 탓이다.

실제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클린룸 가동이 멈추게 되면 이물질이나 먼지가 침투해 불량이 발생한다. 제품의 불량률이 높으면 품질이 낮아져 수요 업체에 공급할 수 없게 된다. 불량률은 수요 기업이 생산업체의 기술력을 판단하는 핵심 척도다. 잦은 불량과 높은 불량률은 경쟁사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단초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될 경우 제작중이던 웨이퍼를 모두 폐기할 수밖에 없다. 공장 가동 중단으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것이다. 공장을 재가동해도 정상 수율로 회복하기까지 기존에 설정했던 수치 등을 다시 세팅해야 하는 탓에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한 시간도 지체된다.

한편 이들 기업은 설 연휴에 불가피하게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유연한 교대 근무 편성으로 최대한 귀성을 배려하고, 설 당일 특식과 전통놀이 이벤트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업황이 좋지 않았지만 이르면 올 1∼2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라면서 "새해를 맞아 어느 정도 기대는 있지만 섣불리 예단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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