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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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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의 눈] 노인일자리로 늘어난 취업자 증가 ‘허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2.15 09:23


올해 1∼11월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9만7000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28만1000명을 기록하면서 정부 목표치를 크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 늘어난 취업자 대부분은 60대 이상에 집중됐다. 이는 정부가 재정으로 노인 일자리를 늘린 영향을 받은 것으로, 60대 이상 취업자 증가폭이 36만7000명이었다. 전체 증가폭보다 오히려 8만여명 더 많은 숫자다. 늘어난 노인 일자리에 한국(3.5%)은 3분기 실업률이 OECD 회원국 32개국 기준으로 체코(2.1%), 일본(2.3%), 독일(3.1%), 폴란드(3.2%), 헝가리(3.4%) 등에 이어 6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허수에 가깝다. 경기 흐름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30∼50대 남성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30∼50대 남성 취업자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11월까지 28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1982년 7월 관련 월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장 연속 감소 기록이다. 30∼50대 남성 취업자는 통상 종사상 지위별로는 1년 이상 고용계약 기간을 맺은 상용근로자, 산업별로는 제조업 일자리에 주로 포진하고 있어 경기 부침의 영향을 다른 연령대, 성별보다 크게 받는다.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월부터 1999년 3월까지 15개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 2009년 3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도 해당 연령대의 남성 취업자 수가 연달아 감소한 바 있다.

올해는 특히 30대 남성 취업자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30대 남성 취업자 수는 2014년 8월부터 5년 넘게 전년 동월 대비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2015년 1월부터는 40대 남성 취업자 수도 줄어들며 고용시장 허리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30∼50대 남성 고용률도 2018년 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동반 감소 중이다. 30대 남성 고용률은 2018년 3월 89.7%로 떨어진 뒤 단 한 차례도 90%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40대 남성 고용률도 지난달 90.8%로, 11월 기준 2000년(90.4%)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전년 동월 대비 고용률 감소폭은 1.6%포인트로, 2009년 3월 이후 가장 컸다. 50대 고용률은 11월 기준 86.5%로, 2018년 2월부터 감소를 지속하고 있다.

실질적인 취업자 증가를 늘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청년을 비롯한 30∼50대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죽어가는 제조업 일자리를 살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즉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는 것으로, 법인세 등 기업에 대한 세수의존도를 낮춰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R&D 분야와 중소기업 등에 대해 유연 근로시간제도를 확대하고, 필요시 특별연장근로시간도 보다 폭넓게 인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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