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
[에너지경제신문=김아름 기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가 인사 단행과 조직 개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단독체제의 막이 오른 지 일주일 만에 체질 개선에 들어간 것이다. 업계는 여 대표의 진두지휘를 두고 한화생명에 매서운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11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지난 9일 대대적으로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업황 불황 속 한화생명이 실적 부진에 빠지자 조직 통·폐합과 신성장 확보, 구조 개선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이를 증명하듯 기존 총괄 체제를 프로젝트별 TF(태스크포스) 체제로 전환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겨냥한 TF팀을 신설했으며, 기존 CPC(customer·product·channel) 전략실 기능을 분화, ‘PINE TF’와 헬스케어TF 로 팀을 새롭게 구성했다.
PINE TF는 최근 핀테크 기업들이 결제와 송금, 보험 서비스 등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며 헬스케어TF는 헬스케어 시장 확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개인 건강정보 기반 건강관리 앱인 ‘헬로’를 공개한 바 있다.
영업 방식에도 디지털을 접목, 인건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는 ‘SSP(스마트 세일즈 플랫폼) TF’팀도 새롭게 꾸렸으며 TF와 별도로 드림플러스 사업을 담당할 DP63팀도 만들었다. 아울러 분산돼 있는 중복 업무를 통합시켰다.
63명의 본사와 지역 본부 등 인사들의 재배치도 눈에 띈다. 한화생명 발표에 따르면 이번 개편으로 ▲본사 실장 3명 ▲본사 팀장 20명 ▲본사 본부장 1명 ▲지역 본부장 4명 ▲지역단장 35명을 새롭게 발탁하는 등 대규모 인사 변화를 감행했다.
여 대표의 행보에 업계는 구조조정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한화생명이 실적 부진을 겪는 데다가 과거 여 대표가 IMF 당시 구조조정본부를 담당했던 전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화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5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감소했다. 설상가상 지난달 완료한 새 RBC비율 영향평가에서 지급여력 비율 두 자리를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2022년에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항간에 알려진 메리츠화재 언급 사실도 구조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실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여 대표는 지난 2일 기획부서 회의에서 ‘메리츠화재처럼 회사 체질 변화를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는데 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느냐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은 보험사 어느 곳에서나 겪는 일이다"라며 "아직 어느 곳도 공식적으로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 지 않았으나,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화생명 관계자는 "(메리츠화재 언급은) 사실 확인을 할 수 없다"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조직 개편 등과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인사 재배치와 아울러 약간의 조직 개편은 있었으나 (구조조정은) 현재까지 계획된 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아름 기자 beauty@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