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신준혁 기자

jshin2@ekn.kr

신준혁 기자기자 기사모음




부영·SM, 그룹내 '좀비' 계열사 언제까지 살려두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2.10 17:01

두 그룹 좀비기업 '다수'...그룹 가치 하락 우려

▲서울 중구 태평로 부영 빌딩. (사진=부영)


[에너지경제신문 신준혁 기자] 올해 회계연도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낙인 찍힌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10일 한국은행의 ‘2018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69만2726개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이 35.2%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31.8%)과 2017년(32.3%)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비율이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들 기업은 흔히 회생 가능성이 없지만 ‘되살아난 시체’를 뜻하는 ‘좀비(Zombie)’에 빗대어 좀비기업이라고 부른다.

좀비기업은 
부채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어 외부의 원조에 의해 버티며 일반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00%미만이다. 한국은행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특히 건설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자금을 투입하면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계 16위 부영그룹은 24개 계열사 중 8곳이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룹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영과 부영주택, 동광주택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상승했지만 광영토건 등은 자본잠식에 빠졌다. 부영CC, 남양개발, 무주덕유산리조트 등 호텔·레저사업과 부영엔터 등 일부 사업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했다.

재계 35위에 올라 있는 SM그룹은 대한해운, SM상선, SM우방, SM경남기업, SM삼환기업 등 6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SM그룹의 전체 자산은 지난 9월 기준 9조8000억원으로 재계 35위에 올라 있지만 좀비기업 수도 적지 않다.

그룹은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15∼17곳이 좀비기업에 해당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눈 여겨볼 점은 두 그룹사가 총수일가가 경영을 지휘하는 이른바 '친족경영' 체제라는 점이다. 총수가 지배구조상 다수의 계열사에 이사로 등재된 것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비중은 부영이
 79.2%로 가장 높았고 KCC(78.6%), 셀트리온(70.0%), SM(69.2%), OCI(57.9%) 등이 뒤를 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경우 책임경영 측면에서 가능하지만 
이런 지배구조가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부영 관계자는 "그룹은 총수일가가 다수의 지분을 보유하고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며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비율이 높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구조 개선은 대내외적 상황에 따라 여의치 않거나 리조트 사업처럼 단기간에 흑자 전환을 이루기 힘든 사업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