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시공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전경(사진=현대건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올해 해외건설 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다.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180억달러 선을 겨우 맞추면서 지난해 실적의 70%에 그치고 있다. 특히 대형사들이 주로 진출했던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주액이 눈에 띄게 급감했다.
17일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179억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달성한 254억달러보다 30% 내려간 수치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250억달러를 달성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250만달러를 달성한다고 해도 지난 2006년 이후 13년만에 최저 수준을 164억달러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해건협 관계자는 "올해 해외 수주액이 250억달러를 넘을 수 있을지는 반반확률"이라며 "큰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280억∼3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지만 잘 이뤄질 것 같았던 프로젝트들도 계약이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주 무대인 아시아와 중동지역에서의 사업이 원활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는 아시아지역의 수주가 늘면서 수주액도 321억달러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 105억달러에 그친다.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이 추진될 계획인 만큼 수주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중동에서는 저가 수주 홍역을 치룬 건설사들이 우량사업 중심의 선별수주로 전략을 바꾸면서 수주액이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중동지역 발주는 유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86억달러를 달성했던 중동지역 수주액은 현재 44억달러로 주저앉은 모습이다.
해건협 관계자는 "이라크 등의 지역 정세가 좋지 않아 해외 사업도 원활하지 않은 편"이라며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전체적 발주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가 아니라서 전체적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에도 중동지역에서의 사업이 부진할 경우 아시아지역 사업에 집중하며 중남미나 아프리카 등의 사업에도 더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해건협 관계자는 "정부나 업체들 모두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의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도급 공사의 경우 인도나 중국, 터키 등 후발주자국의 추격도 있어 투자 개발 쪽으로 전향해서 지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플랜트 사업의 입찰과 수주가 남아있어 내년에는 해외 건설 수주액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KB증권 장문준 연구원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MENA)의 대형 다운스트림(Downstream) 프로젝트 발주가 기대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한국 EPC(설계·조달·시공)기업의 수주 파이프라인은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대형 업스트림(Upstream) 프로젝트 입찰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입찰이 진행된 프로젝트 가운데 수주 확정 여부가 내년 상반기로 미뤄진 사업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체별 해외 건설 수주액은 △현대엔지니어링 37억달러 △현대건설 32억달러 △삼성물산 22억달러 △GS건설 21억달러 △두산중공업 19억달러 순이다. 6위부터는 10억달러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