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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의 눈] 기본으로 돌아가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9.15 13:30

산업부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 

이달 초 황창규 KT 회장이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린 ‘통신기반 인프라 혁신기술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거듭 강조한 말이다. 이날 황 회장은 "잠깐의 방심과 자만으로 ‘아현화재’라는 과오를 범하게 됐다"라며 사과하며 "글로벌 통신사들이 하루가 머다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더 큰 미래를 위해 ‘견고한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이 출입기자들을 직접 만난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처음이었고, 특히 아현지사 사고 이후로도 첫 번째 자리였다.

이번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기자들 사이에선 ‘KT가 국정감사에 대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아현지사 사고 1년 여가 지난 시점에서 KT가 선제적으로 후속대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KT 내부에서도 황 회장의 간담회 참석을 두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임기가 고작 6개월 여 남은 전문경영인(CEO)인 황 회장의 공식 발언은 도리어 ‘긁어 부스럼’만 만드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간담회 이후 만난 KT 관계자는 "진정성이 얼마만큼 전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황 회장은 취임 이후 늘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을 강조해왔다"라며 "이번 간담회 참석은 차기 회장에게 전가될지 모르는 아현지사 사고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는 뜻도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KT를 둘러싼 관심은 온통 차기 회장 인선에 쏠려있는 분위기다. 두 번의 임기를 꽉 채우고 떠나게 될 황 회장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황 회장 체제 하의 KT가 차기 회장 선임프로세스를 만들고 정관까지 개정한 것을 두고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선 ‘낙하산 인사’를 없애고 ‘내부 등용문’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황창규 사람 세우기’라며 시스템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황 회장은 KT에 어떤 족적을 남긴 회장으로 기억될까. 어떤 이는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만방에 알린 ‘미스터 5G’로, 또 어떤 이는 거듭되는 ‘퇴진론’에도 버티기에 ‘올인’한 CEO로 기억할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임기 중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르는 공식석상에서 황 회장이 강조한 것은 ‘기본’이었다. 그에 대한 평가가 어쨌든 간에,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될 차기 CEO는 황 회장의 이 말을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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