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023년 '누적부채' 78조...민영화론 '솔솔'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9.09.11 08: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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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5조 가량 부채 증가
원가보다 낮은 전기값 때문
업계 "전력시장 개방해야"
일각선 "요금인상 부작용"

▲한국전력.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전력의 부채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민영화 논의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 규모가 앞으로 5년 동안 18조8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이 기간 자산은 16조7000억원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112%에서 154%로 42%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9~2023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 관리계획’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자산은 112조원, 부채는 59조2000억원, 부채비율은 112%다. 이중 부채는 2020년 63조9000억원, 2021년 68조2000억원, 2022년 73조1000억원, 2023년 78조원으로 증가한다.

한전의 부채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전의 상품인 전기가 원가보다 낮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전기, 가스, 수도 등 기반시설은 공공재의 특성을 띠기 때문에 현재 국가가 정책적으로 관리하며 재화를 생산하는 원가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한전 부채 전망. [자료=2019~2023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 관리계획] (단위: 억 원)


현재 국내 전력시장은 한전이 모든 송, 배전망을 소유해 생산자에게 전기를 사서 국민들에게 판매하는 구조다. 전기요금도 한전에게 내면 되고, 요금의 인상과 인하 또한 한전이 정부의 정책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특히 현 정부는 원가가 저렴한 원자력과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면서 전기요금은 올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한전공대 설립, 누진제 완화 등 각종 정책비용 증가로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장병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는 "한전은 법에 명시된 ‘총괄원가’만 지켜도 손해를 볼 수 없는 회사다. 주식회사인데도 포퓰리즘으로 전기요금을 운영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요금에 원가 반영이 안 돼 요금 상승 요인이 있어도 가격을 조정하지 않았다. 광고가 필요 없는 회사인데도 정부 입김에 따라 2018년 2월 평창 올림픽 때 800억원을 기부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대통령 공약 사업인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하는 등 주주 이익을 대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회사 한전은 대통령 공약을 수행하는 기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 20년째 반복된 민영화 논쟁, "소비자 선택권·신산업 창출"vs"소비자 부담·대기업 배불리기"


이에 전력업계 일각에서는 민영화 논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전의 주식을 민간에 판매해 한전의 경영을 합리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력시장의 개방으로 민간기업들이 경쟁하게 되면 전기가격은 낮아지고 서비스의 질은 높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또 전기산업과 통신산업 등을 결합하는 등 다양한 에너지신산업 창출과 휴대폰 요금제처럼 다양한 전기요금 결합상품이 생겨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높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민영화 될 경우 수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생활필수 공공재인 전기를 공급하는 동시에 가격을 결정하는 한전을 시장에 팔게 된다면 시장논리로 전기의 가격이 올라갈 것 이라는 우려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통제하는 대표적인 이유다. 또한 민영화로 일부 기업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현국 삼정회계법인 이사는 "한전을 민영화해도 현재 전기 관련 사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관련 인프라를 갖춘 곳은 일부 대기업뿐이므로 통신사업에 이어 또 하나의 캐시카우 산업을 대기업 배불리기용으로 개방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또 시장자율에 맡기게 된다면 전력거래소, 송전, 배전사업자 등 중간유통자가 늘어나고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 돼 전기가격은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민영화 문제는 20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온 오래된 논쟁거리"라며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대립이 격하기 때문에 민영화가 이뤄진다면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기에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0년 이후엔 원전이용률 상승과 신규원전 가동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과 전력그룹사(발전 자회사)는 연 2조원 이상의 고강도 자구노력으로 재무개선에 나서겠다"며 "또 내년 상반기까지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의 합리적 개선과 주택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등을 포함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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