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좌담회] "전기요금 개편, 20년 째 제자리…정치권 영향 벗어나야"

에너지경제 ekn@ekn.kr 2019.08.30 15: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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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한 공론화 된 전기요금 현실화, 해법은 무엇인가 좌담회 참석자들이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조성봉 숭실대 교수, 임정효 에너지경 제신문 대표이사 사장, 임낙송 한전 영업계획처장,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 구민회 법률사무소 이이 변호사, 박한준 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 환경부 국장.


[공동취재팀 : 전지성·이현정·이나경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28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 SOHO 홀에서 학계와 관련 연구기관 및 시민단체의 최고 전문가 10인을 초청, ‘공론화된 전기요금 현실화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1. 한전의 대규모 적자 요인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의 대립 원인  2. 우리나라의 현재 전기요금 수준  3. 국가 전략적 산업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고려돼 온 산업용 전기요금과 가정용 요금간 해법 4. 전기요금 규제기관의 독립성 5. 정치 쟁점화 되고 있는 전기요금 개선 방안 6. 전력시장에서의 소비자와 공급자의 바람직한 역할 7. 전기요금의 합리적인 개선 방안 8. 전기요금 인상의 바람직한  공론화 방향 9. 정부에 바라는 전기요금 정책 등 아홉가지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다.

좌담회에는 ▲임낙송 한국전력공사 영업계획처장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구민회 법률사무소 이이 변호사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좌장은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고, 토론에 앞서 에너지경제연구원 박광수 선임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통해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한 바람직한 개편 방향’에 대해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전기요금 최고 전문가 10인이 전하는 ‘공론화된 전기요금 현실화, 해법은 무엇인가’ 주요 내용을 이틀에 걸쳐 특별 와이드 기획으로 지면을 통해 지상 중계한다. [편집자주]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좌장: 전기요금 체계 개편은 20여년 전부터 논의됐지만 여전히 그대로다. 전기요금이 원가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면 결국은 누군가 부담해야 한다. 소비자가 안내면 결국 정부가 내게 되어 있다. 과거 LH공사의 부채를 정부의 부채로 바꿔준 적이 있다. LH가 진 빚을 국민이 부담한 것이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다. 또한 저렴한 전기요금은 낭비로 이어져 에너지절약 실패, 환경오염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임낙송 한국전력공사 영업계획처장


임낙송: 전기요금 개편은 한전의 숙원사업이다. 그동안 요금책정이 시장논리가 아닌 특례요금, 복지할인 등 시장 외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주택용 전기요금 원가회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할인만 하다보니 한전의 재무가 악화되고 있다. 원가를 고려한다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누진제 할인보다 오히려 필수사용 공제를 손보는 게 적정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가를 충실히 반영한 요금체계가 필요하다. 가령 농사용 전력사용량이 매년 7% 가량 성장하고 있는데 여기서 원가회수가 안되고 있는 게 약 1조원 정도 된다. 이런 원가부족이 누적되다 보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협의해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전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전기판매에서 과도한 수익이나 손실을 내지 않아야 한다. 당대의 사용자들이 적정하게 비용부담을 해야 CO2배출 감축이나 에너지효율화 등에 관심을 갖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게 된다. 현재 요금이 저렴하다고 계속 쓰면 이러한 부분에는 관심이 멀어진다. 따라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요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줘야 한다. 정부와 협의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에너지전환도 성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민회 법률사무소 이이 변호사


구민회: 전 에너지 효율 쪽을 주로 연구하고 있고 초점은 산업부문 에너지 효율에 맞춰 하고 있다. 에너지효율을 말씀드리면 지금 농사용 전기 가격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열은 열로 쓰고 전기는 전기로 쓰는 것이 맞는 방법인데 현실은 전기를 통해서 열을 만들어 쓰고 있다. 그런데 가격이 제대로 매겨진다면 특히 기업농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열을 조달할 것이냐. 지열펌프를 쓴다던가 다른 방식의 효율화 사업을 추진할텐데 지금은 전기를 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에 아무도 다른 방법을 쓰지 않고 있다. 그래서 만약 농사용 전기요금이 현실화된다면 히트펌프나 다른 열공급 설비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보조금 또는 세액공제 등을 통해 지원하는 방식이 제대로 같이 작동을 해야 효율화 사업도 살고 에너지 사용량도 줄이고 전기료 상승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히트펌프 보고서에 "한국의 히트펌프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장판"이라는 내용이 실린 적 있다. 열을 전기장판으로 낼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지열이나 수열 등을 이용해 열을 내려 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지금 대부분의 지식산업센터나 아파트형 공장도 마찬가지다.

또 가스냉방 도입이 저조한 이유도 전기로 하는 것이 가장 쉽고 싸기 때문이다. 여름철 전력 피크가 앞으로도 늘텐데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전력사용량과 에너지사용량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전력 설비들이 많이 설치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방법은 전력요금의 현실화이다. 국내에서 발표한 모든 자료에 그렇게 나와있다. 며칠 전 발표된 국가에너지효율혁신전략까지 포함해서. 전기요금은 비단 한전만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박광수 박사님의 말씀처럼 결과적으론 사회적비용이 외부비용이 현실화된 요금이 얼마인지 계산이 되야 한다. 그 계산된 금액 중에 어떤 것은 세금으로 하고 어떤 것은 요금으로 해야 할지가 다시 잘 산정되야 한다. 실제로 탄산을 많이 쓴 사람이 많이 부담할 수 있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2030년 계획하고 있는 5억 3600만톤의 우리가 약속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 에너지공급자 의무적효율향상제도를 추진하고 있는데 한전이 내년도 부담하기로 되어 있는 금액이 1000억이다. 적자가 심한 한전에 1000억을 부담하라 하는 것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한전이 어느 정도 지속가능하게 사업할 수 있는 방식이 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김선교: 사실 박광수 박사가 설명한 것처럼 전기요금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년부터 지속됐지만 그럼에도 발전적인 방향 제시가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는 전기요금에 대해 생각하는 틀 자체가 바뀌었다. 90년대 후반이나 2000년 초기에는 성장지원 인프라 확장을 위해서 전기요금의 합리화가 필요했다면 20년이 지난 지금은 성장보단 지속가능성과 혁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기요금의 지속가능성을 가로 막는 가장 큰 한계는 공급할 수요탄력성이 낮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효율적인 전력사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환경을 구축한다면 에너지효율의 전체 수요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또 피크수요를 낮춰 이에 맞게 요금제가 장기적으로 맞춰줘야 한다. 산업용과 가정용을 생각할 때 산업용이 60%를 차지한다. 산업용 같은 경우에는 경부하와 최대부하는 차이가 있다. 경부하는 낮추고 최대부하는 높이자는 식인데 현재의 부하곡선에 대한 관점도 VRE(Variable Renewable Energy)의 개념으로 바뀐 점을 바탕으로 가격과 가치를 매치시키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피크에 대해서는 지금의 가격이나 합리적 수준의 가격이 돼야 한다. 또 피크들이 세분화 될 수 있다면 그 부분은 낮춰주는 식으로 가야 한다. 어떻게 보면 확장적인 가치관이나 공급주의 가치관에 기반한 요금에 대한 논의보다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그리고 통합의 개념에서 요금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논의가 진행되려면 첫 번째로 합리적인 가격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우리가 요금을 바꾸기 어려운 이유는 눈치볼 사람이 많이 때문이다. 우리가 요금에 대해 논의를 하면 올리자는 측이든 낮추자는 측이든 반발이 있고 그것을 정부가 감당하기 힘들다. 어떤 정권이든 이 문제는 지속돼 왔다. 이런 논의가 전문가수준의 디테일이 준비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정보자체가 끝단인 정부까지 얼마나 투명하게 전달되는가가 중요하다.

독립된 기관에서 숙고주의방식으로 민감한 주제도 지속적으로 토론해 나가는 것 역시 필요하다. 당연히 전기요금 올리면 모든 사람이 싫어한다. 하지만 전력다소비사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다소비기업이 생기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저렴한 전력가격이 이점이 아닌 경쟁력이 된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유승훈: 세가지를 말씀드리겠다. 첫번째는 생산 원가가 적기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구축 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요금 원가공개가 돼야 한다. 한전은 주택용 원가회수율이 낮다고 주장하는데 국민들은 1000명 중 700명은 원가보다 비싸다는 왜곡된 인식을 하고 있다. 정확히 원가를 공개하고 이에 근거해서 전기요금 도매가격연동제가 도입되고 정착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아쉬웠던 것은 작년 12월에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권고안에서는 도매가격연동제가 중요하게 권고 됐었는데 실제 정부의 확정안에는 빠졌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 올바른 방향을 위해서는 반드시 도매가격연동이 돼야 한다.

둘째로 외부비용의 적기반영도 필요하다. 이게 분명히 돼야 수요자들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3차 에기본 권고안에서는 외부비용 평가위원회 설립을 얘기했었는데 실제로는 별 움직임이 없다. 따라서 외부비용의 수준에 대한 합의도 안된 상황이라 정확히 평가해서 요금이건 발전에 대한 제세부담금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셋째는 전기요금결정에 대한 거버넌스 구축이다. 전기요금의 탈 정치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전기요금이 정치적, 정책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에기본 권고안에서는 시민들도 참여해 전기요금을 결정할 수 있는 독립기관인 ‘에너지규제위원회’ 설립을 건의했다. 이미 해외에는 미국의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 영국의 전력가스시장규제위원회 같은 의사결정기구가 있다. 우리나라도 독립적으로 심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부분도 권고안에는 담겨있었지만 확정된 정부안에는 빠졌다. 요약하자면 도매가격연동제와 독립규제위원회에 대한 추진이 반드시 있어야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뿐만 아니라 정부가 로드맵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이덕환: 우선 전기요금을 포함해서 에너지정책 전체가 법과 제도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누가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현재로선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기요금은 정부가 시작하면서 안올리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부분에 대한 공론화를 하는데 이것은 대통령의 발언과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다. 지금 현재 상황을 LH공사를 예를들어 말씀하셨는데 한전은 그곳과는 상황이 다르다. 해외 주주들의 주식이나 우리 세금을 때려 넣는다고 하면 반대가 심할 것이다. 단편적으로 ‘여기 저기 고치고 손대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총체적인 혼란의 도가니 속에 들어가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전체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우선 한전은 탈원전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전의 개선은 없다.

탈원전은 이미 시작됐다. 그런데 탈원전을 60년 후라는 말이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을 가장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통계에 대한 환상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이 어떤가를 분석을 해서 ‘우리의 현실이 이러니까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닌 세계의 평균을 국내 기준에 맞추다 보니 문제가 많다. 사실 우리의 지열사정이 어떤가는 포항 지진으로 확인이 됐다. 다른 나라에서는 지열을 엄청나게 잘 활용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면 국내 사정은 다르다. 통계적 환상에 빠져 우리의 에너지환경에 대한 고려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허구의 현실을 향해서 얘기하고 있다. 현실 문제로 돌아와서 우리한테 가장 시급한 것은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됐던 전력산업 개편 다시 논의하는 것이다. 전력산업 개편은 하다가 말지 않았나. 할건지 말건지를 지금은 결정해야 된다. 도매시장이라는 것 있지도 않은 것을 억지도 만들었다. 저는 정말 쓰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에너지 민주화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없어져 버렸다. 1단계만 한전을 쪼개고 나서 그 다음 단계는 원래 전력산업개편 안에 들어있던 2,3단계는 중단된 상태다. 그러니까 전기요금체계가 엉망인 것이다. 이걸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1차 에너지 가격이 급등을 하게 된 이유가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유류세 개편이다. 유류세 문제도 전기요금만큼이나 심각한 상황인데 그쪽 역시 별개의 논리가 문제 해결을 가로 막고 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가정용하고 산업용의 대립구조를 만들었던 전문가들과 한전도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가정용과 산업용이 부딪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


이민재: 일단 구조적으로 전기요금 개편없이는 현재 과도하게 적자가 나거나 이익이 나는 문제는 해결될 순 없다고 보고 있다. 첫째로는 한전의 비용쪽에서 살펴보면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쪽 항목, 실제로 국제 가격이 움직이는 영향을 받는 쪽의 비중이 50 ∼ 60 % 정도 된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2020년을 추정해 보면 2012년도 같이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부담스러운, 유가도 100불이 넘어가고 석탄가격도 100불 가까이 되는 그 시점 기준 가격으로 보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2조가 된다. 반면 너무나 우호적이었던 2016년도 기준으로 보면 대략 8조 정도 된다. 유가 상황에 따라서 이익이 너무 크게 변동한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같다.

두번째는 정책적 비용과 관련된 문제다. RPS 비율이 2019년 기준 6% 정도 의무를 해야 하고 한전이 1%당 대략 4000억∼5000억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 현행 정부가 20∼25%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이런 비용은 최대 10조까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탄소배출권도 마찬가지로 현재 정부가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해서 연간 2%씩은 탄소배출을 감축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비용이 연간 1500∼2000억 정도 든다. 역시나 2030년이 되면 1조5000억원 에서 2조 가까이 이런 정책적인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돌파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예를 들면 스페인의 유틸리티 기업인 ‘이베르노바’나 이탈리아의 ‘에넬’은 본인들이 하고 있는 사업 외에 추가적으로 신재생 사업들을 다른 나라에서 많이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수익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은 그런 부분이 없다. 때문에 전기요금이 가장 중요한 실질적인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그로 인해서 작년부터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 첫째로 한전의 상황은 부채비율이 2분기 기준 180조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적자가 심했던 시점의 부채비율이었던 200%에 육박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 같다. 가장 큰 이유가 회사채 시장에서 연간 조달되는 내역을 보면 2017년부터 3년 동안 연평균 10조 이상 조달을 하고 있다. 부채는 계속 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게 사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를 비교해보면 그땐 연간 7조 정도 조달을 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커졌다는 생각이 든다. 근본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설비투자에 관련된 비용지출과 실제 현금이 유입되서 들어오는 규모를 비교해 봤을 때 현재 최근 3년 동안 5조에서 6조 정도 매년 부족하고 앞으로도 그 정도 수준은 계속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의 신재생 투자는 올해 1조, 내년에 2조 정도밖에 안 잡혀 있는 상황이다. 추후에 이런 비용은 추가적으로 계속 늘어날 수 있다. 부채비율의 악화, 계속 재무구조가 안 좋아지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두번째는 한전은 전체 전력 시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살펴봐야 한다. 민자발전사업자와 신재생사업자들의 수익성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민자발전업체들은 현재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민자발전업체들이 구조적으로 좋아지기 위해서는 SMP가 올라가야 되는데 사실 발전단가 SMP가 현행 전력수요상 LNG에서 대부분 결정된다. 그럼 결국 CP요금의 인상이 필요한데 그것 역시 한전이 인상해야 한다. 그리고 최근 신재생 사업자들 보면 REC가격이 10만원대 였던 것이 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REC가격이 떨어지면서 신재생 사업자들 수익성이 악화됐고 대안으로 한전에 고정가격으로 매입을 해주는 비율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사실 한전도 그런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두가지 사업군의 개선을 위해서는 한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안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신재생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 지난 3년 동안은 민간 주도의 시장이었다. 생각해보면 태양광도 현재는 설치가 쉽지 않다. ESS도 무분별하게 늘어나다 보니까 화재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역할을 한전이 좀 수행해야 한다. 탈원전을 주도한 업체들에 대해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 보조금으로 할 순 없다. 전부 한전이 해야 하고 이런 부분에 대한 설비투자를 한전이 중장기적으로 계속 늘려야 하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가스공사 사례를 들면 한전이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다. 2008년도부터 2012년도까지 도시가스연료변동이 중단되면서 미수금이 5조 이상 쌓였다. 그런데 당시 자원개발 투자가 늘어나면서 가스공사가 호주나 북미 쪽에 투자를 늘리는 시기였다. 당시 실제 현금으로 들어오는 부분이 없다 보니 회사채 조달 많이 했는데 부채비율이 300% 후반대까지 올라왔다. 지금까지 그 부분이 쉽게 해소되진 못하고 있다. 그런 현상들이 충분히 한전한테 일어날 수 있는데 단순히 한전만이 아니라 주변 산업들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과적으론 요금에 대한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좌장: 여러 기업들과 한전의 재무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전기요금 개편에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


이유진: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있는 수많은 보고서를 관리하는 박사 및 전문가들도 요금문제에 대해 해결이 되지 않는 것에 답답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모여 이 문제에 대한 권고안을 내도 결국 정부안까지 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설사 닿더라도 정책결정자들은 시민들과 우리나라 전반에 전기요금에 대한 논의가 수용성이 없다고 생각해 해결 사안으로 보지도 않는다. 그럼 우리는 이제 ‘왜 수용성이 없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어떤 얘기를 나눠야 하는지도 체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현재는 전력산업의 판이 바뀌는 시기다. 하지만 최근에 한전이 노르웨이연기금과 같은 해외 기업에서 투자하면 안 되는 기업으로 찍히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제일 큰 기업이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은 전력요금뿐만 아니라 전력산업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전달해야 한다. 세계 전력시장에서 우리가 어떤 상황인지, 전기를 효율적으로 쓰기위해서 전기를 무엇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이에 대한 한전의 방향이 무엇인지와 같은 내용을 상세히 전달해야 한다.

현재 시민들은 전기요금이 내려야 할 때도 가격이 유지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전이 적자니까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로 시민들을 설득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현재 변화하는 판에서 우리가 얼마나 후진적인지 설명하고 지금까지 어떤 부분이 잘못됐고 우리가 어떻게 바뀔테니 이해해 달라고 호소해야 된다. 다만 시민들이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가 제대로 가야한다.

우리 정부가 2019년까지 하기로 했지만 준비 안하고 있을 것 같은 로드맵에 대해 판을 바꿀 만한 계획이 필요하다. 작은 걸로 수정하고 보완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가야 하는 전기요금의 원칙과 방향을 설정해 놓고 원칙을 조정해 그것이 시민에게도 전달됐으면 한다. 그래서 지금 이러한 논의가 풍부하게 되고 동시에 자료도 함께 제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면 미세먼지 원인이 중국발이라는 것과 같은 잘못된 정보에 갇혀있는 분들이 많다. 이런 상태에서는 시민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확산하고 우리가 답답해하는 왜곡된 사항들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자. 지금 당장 급하게 전기요금 올려야 하는데 그런 작업을 언제 거치냐고 생각하면 안 된다. 늦었지만 현실을 타계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과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고 논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판이 동시에 굴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이헌석: 전기요금과 관련해서 10년 가까이 이야기해 오고 있다. 그때마다 우리는 계속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미 10년 20년 된 이야기인데 과연 정권 탓일까. 전 거기서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까 이야기처럼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 정부가 지금까지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원가율 이야기는 2010년도 초반에 언론에 많이 났는데 아직도 사람들 머릿속엔 그때 기억이 있다. 그러니 지금 한전에서 새로운 자료를 내봤자 못 믿겠다고 한다. 그리고 박광수 박사님 자료를 보면 원가회수율은 결국 추정치이다. 사실 여기 계신분들도 정확히 모른다. 언론도 오피니언 분들도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일반 국민들을 설득하겠는가. 그것이 20년째 반복되고 있다.

또 Q&A를 보면 ‘대규모 적자 요인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대립한다’가 있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탄핵과 탈원전이 대립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정정이 돼야 한다. 그래야 요금을 바꿔야 하는 가에 대한 필요성이 생긴다. 그 문제가 1차 선결이다. 자료가 먼저 공급되고 그것을 신뢰할 수 있지 않으면 그냥 페이퍼상에 나오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두번째는 우리가 외부비용 이야기로 확 건너뛰었다. 사실 지금의 모든 논의는 내부비용도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방금 전에 좋은 지적이 나왔는데 가스공사의 미수금 문제가 가스공사의 몇 년간 숙원사업이었다. 요금을 올려야 되는데 당시 정치권에서 가스요금을 올리지 못하도록 했다. 받아야 될 돈을 못 받은 거다. 몇 년 동안 가스공사 사람들이 국회를 쫓아다니면서 미수금을 받아달라고 했다.

전 세금으로 한전의 적자를 메운다는 것은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나중에 전기요금의 일부에서 뗄 수 밖에 없다. 정말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전 1차적으로 내부비용을 제대로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 그러나 사실 언론에서 ‘과연 지금의 전기요금은 적절한가’ 라는 질문이 들어오면 전 잘 모르겠다고 한다. 한전이 고액연봉자가 있고 엉뚱하게 돈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것에 대해서 시민단체로서 디펜스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자료가 없지 않나. 이게 먼저 선결이 되고 그 다음에 외부비용이 있는 것 아닌가. 외부비용과 관련한 문제는 전력산업 기반 기금을 손봐야 한다. 내부비용과 외부비용을 구분해서 소개해줘야 하고 그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기위원회 독립문제는 굉장히 반갑고 필요한 문제다. 이것도 사실 20년째 반복되는 이야기다. 이것도 왜 안됐느냐. 전 전력산업개편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 그냥 해야 된다는 이야기만 갖고는 한 발짝도 못 나간다. 민영화되면 전력산업의 공공성 문제, 가격 문제 뛰는 등 난리가 날 것이라는 이야기와 4차 산업혁명이 들어오면 더 좋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돼 있다. 그래서 전 시스템 문제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전력산업 전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하는 사회적 논의가 따라와야 되고 그 과정에서 전기위원회 독립 등의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사실 후쿠시마 전 까지만 해도 원자력위원회가 과기부 산하에 있었다. 후쿠시마 터지고나서 바로 3개월 만에 독립했다. 급격하게 정책의 창이 열리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전기위원회 관련 문제도 좀더 현실화되서 구현되야 한다. 실행계획이 안 나와준 상태에서는 단언컨대 10년 후에도 같은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좌장: 현재까지 나온 내용에 대해 발표자 한말씀 부탁드린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광수: 전력시장은 과거 한전 수직통합 체재에서 현재 경쟁체재를 도입했는데, 과거보다 지금이 더 나은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앞으로 구조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어려운 작업이지만 전력산업이 보다 선진적인 구조를 가지고, 합리적인 가격체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시급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정보가 시장에 전달이 돼 시민들이 이를 토대로 합리적 판단을 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2016년 주택용 누진제 개편 당시 과정을 보면 그렇게 안되던 게 모든 언론이 주택용 누진제가 문제라고 지적하니 순식간에 개편이 됐다. 다만 언론이 바뀌기만을 기다릴 순 없으니 시민들이 올바른 정보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나 연구기관에서 힘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28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 SOHO 홀에서 공론화된 전기요금 현실화 해법은 무엇인가 를 주제로 마련한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이 전기요금 현실화 방안 등을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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