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한진 공매도 투자자들 '쪽박' 찼다...최대 23% 손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19.06.10 17: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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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 베팅했는데 한진칼 주가 올해 48% 넘게 급등해 울상

▲서울 중구 한진빌딩.(사진=연합)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공매도 거래량이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진칼, 한진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들어 한진칼 공매도 투자자들은 최대 23%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코스피, 코스닥을 합한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375억원으로 전월 대비 37% 증가했다. 공매도 거래량은 지난해 10월(6336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7.3%, 7.7% 하락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도 수익을 봤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만 309개로 전체 상장종목의 13.8%에 달했다. 상장종목 7개 가운데 1개는 신저가를 기록한 것이다.

물론 공매도 투자자들이 무조건 수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특히 한진칼, 한진 등 한진그룹주의 경우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은 크게 손실을 봤다. 공매도 세력들은 올해 들어 한진칼을 평균 3만5161원에 매도했다. 한진칼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고 보고 ‘하락장’에 베팅한 것이다. 그러나 한진칼 주가는 올해 들어 48% 넘게 급등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평균 23%의 손실을 안겼다.

▲연초 이후 한진칼 주가 추이.


특히 증권가에서는 케이프투자증권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올해 내내 메릴린치인터내셔날, 크레디트스위스, 모간스탠리 등과 함께 공매도 잔고 대랑보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케이프투자증권이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PEF)인 KCGI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백기사로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 측은 "공매도 등 주식 매매, 운용과 관련된 부분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진그룹 상속세 마련을 위한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한진’ 역시 공매도 투자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증권가에서는 조원태 회장 등 오너일가가 26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한진의 유휴 자산을 매각하고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한진을 평균 4만3154원에 매도했는데, 주가가 4만5450원까지 오르면서 주당 평균 5.89%의 손실을 봤다.

증권가에서는 한진그룹이 KCGI와의 공세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말’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올해 2월 경영발전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강화, 주주진화 정책, 사업구조 선진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개발 계획을 검토한 후 개발 또는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유휴자산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다만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이후 계획안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들을 내놓지 못하면서 증권가에서는 한진그룹 주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초에 밝힌 경영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 한진그룹에 우호적인 주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KCGI의 지분 매입 등 수급요인을 비롯해 경영권 분쟁,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이러한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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