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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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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저가 수주 안한다"...쉘 프로젝트 입찰 포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5.13 07:43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사진=각사 제공)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저가 수주 유혹을 뿌리쳤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는 글로벌 오일메이저 로열 터치 쉘(Royal Dutch Shell)이 추진하고 있는 호주 크럭스(Crux) 가스콘덴세이트 개발 프로젝트 입찰에 불참, 수주를 포기했다.  

함께 입찰에 참여한 경쟁사의 저가 수주 공세에 밀려 수익성 악화를 우려, 불참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쉘은 호주 서부 브롬(broome)항구도시에서 600km 떨어진 해상에서 프레루드(Prelude) 해상부유식LNG설비(FLNG)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가스 콘덴세이트를 생산해 부유식 프레루드 LNG 플랜트에 파이프라인 공급하기 위한 생산시설, 동력시스템 및 주거시설을 포함한 플랫폼 건설을 추진 중인 것. 사업 규모만 5억 달러(약 5890억원)에 달한다. 

쉘은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아시아 조선사를 상대로 입찰에 초청, 크럭스 연안 플랫폼의 엔지니어링, 구매, 건설 및 설치 서비스에 대한 경쟁 입찰 사전 자격을 부여했다. 

쉘이 초청한 업체는 미국 엔지니어링업체인 맥더모트 인터내셔널, 말레이시아의 사푸라 에너지, 중국해양석유엔지니어링(COOEC), 이탈리아 사이펜, 싱가포르의 셈보프 해양조선소, 인도 라르센&투브로(Larsen & Toubro Lt 등으로, 한국 업체는 배제됐다.  

쉘은 사전 심사를 오는 17일에 종료하고, 입찰 참여 의사를 보이는 4개의 계약자를 우선 쇼트 리스트에 올릴 계획이다. 이어 올해 3분기에 입찰서를 발행하고 2020년 1분기에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쉘은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 유능한 야드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크럭스 개발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의 불참을 두고 저가 수주 공세에 밀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자발적으로 불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조선업계는 그동안 저가 수주 공세로 일감을 빼앗아 영향력을 키워왔다. 이와 반대로 국내 조선업계는 글로벌 수주시장에서의 과잉공급 및 과당 출혈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를 꺼리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16년 대우조선해양 경영 부실을 야기한 '저가 수주'를 막기 위해 생산원가보다 계약금액이 낮은 수주를 원천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2년이 지난뒤 저가 수주 금지 요건을 상당 부분 풀어주기는 했지만 업게에서는 과당경쟁을 우려해 암묵적으로 저가수주 금지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사전 심사에 초청된 중국, 싱가포르 업체가 모두 저가 수주로 유명한 조선사"라면서 "국내 조선사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일찌감치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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