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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리·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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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작년 석탄금융 46% 확대…신재생에너지 투자 '딜레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5.07 19:21

신한·KB·우리·하나은행 석탄금융 확대 속 녹색경영 표방 '모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사진=각사)


주요 4대 시중은행에서 이른바 ‘석탄금융’에 대한 투자를 지난해 큰 폭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건설되는 화력발전소 등에 대한 금융주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시중은행들이 금융주선에 나선 화력발전소 등에 대한 프로젝트가 하나 둘 마무리되며 올 들어서는 석탄금융 투자가 다소 줄어든 곳도 있다. 하지만 현재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프로젝트 종료로 인한 대출 감소 보다는 은행들의 석탄금융 축소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4대 은행 지난해 석탄발전 PF 46% 확대


7일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이 민주평화당 장병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은행의 석탄화력과 석탄열병합발전 등에 대한 석탄발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471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6% 늘었다. 단 하나은행의 경우 국내 발전소 PF대출 기준이다. 고성그린파워 고성하이화력발전소(2080MW) 등 국내외 새로운 대규모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PF대출이 지난해 새롭게 시작되면서 은행별 PF대출 잔액이 늘었다. 

가장 잔액이 많이 늘어난 곳은 신한은행(124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04억원(266%) 증가했다. 국내의 고성하이화력발전소와 호주 WR CARPENTER NO 1 PTY LTD 발전소 PF대출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석탄금융 PF대출이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1385억원 규모를 석탄금융에 투자했다. 호주 석탄발전소 2곳에 대한 PF대출을 시작했으며, 국내의 GS동해전력 발전소, 현대에너지 발전소 등에 대한 대출이 계속되며 지난해만 411억원(42%) 증가했다. 국민은행 또한 고성하이화력발전소에 대한 677억원의 PF대출을 시작하며 총 석탄금융 잔액은 111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36억원(133%) 증가했다. 하나은행(976억원)도 고성그린파워(226억원) PF대출 시작과 GS동해전력 발전소에 대한 대출이 이어지며 지난해 국내 석탄금융 PF대출 잔액은 전년에 비해 204억원(26%) 늘었다. 


올 들어 1분기 기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석탄발전 PF대출 잔액은 169억원, 51억원 각각 더 늘어난 반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소폭 줄었다. 현재 신한은행은 3개의 국내외 화력발전소에, 하나은행은 2개의 국내 화력발전소 사업에 PF대출을 해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현재 4개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PF대출을 계속하고 있는데, 프로젝트별 잔액이 소폭 줄며 총 16억원이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강릉석탄화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가 마무리되며 현재 864억원의 고성그린파원 발전소에만 PF대출을 해주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 PF대출 비중 최저 19%…국민은행 외 3개 은행, 신재생 투자계획 ‘글쎄’ 

올 3월말 기준 총 발전 PF대출 중 신재생에너지 발전 PF대출 비중을 은행별로 보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비중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총 4924억원 대출 중 51%(2525억원)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투자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총 4340억원 PF대출 중 24%(1060억원)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했으며, 하나은행(3392억원)은 국내 발전소 기준 신재생에너지 PF대출이 21%(701억원)를 차지한다. 우리은행은 총 1조2971억원의 국내외 발전소 PF대출 중 19%(2495억원)을 신재생에너지 발전 PF대출에 사용했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경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녹색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금융그룹은 그룹차원에서 2030년까지 녹색 사업에 20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의 ‘에코 트랜스포메이션 20·20’을 지난해 선포하기도 했다. 이밖에 국민은행 등은 신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면서 녹색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하지만 석탄금융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실질적인 녹색경영 실천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4대 은행들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대한 향후 투자 계획을 보면 국민은행은 가장 구체적이고 많은 수의 계획을 세운 반면 다른 은행들은 뚜렷한 계획을 밝히지 않거나 적은 규모의 투자만 고려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강릉연료전지사업을 포함해 제주한림해상풍력발전 사업, 영암 태양광발전 사업 등 총 6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3050억원을 현재 더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경북 노래산 풍력발전사업에 100억원 규모를 대출할 계획이며, 이밖의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태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금융기관들이 석탄금융에 대한 금융주선을 계속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녹색금융을 주도할 만한 여력이 없었던 만큼 신재생에너지 발전 금융주선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수익성이 될 만한 사업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녹색금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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