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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아시아나항공, 일단 유동성 부담은 덜어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4.18 15:24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즉각 매각 결정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금호그룹은 유동성 부담을 상당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프리미엄과 인수자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매각이 보다 구체화될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류하고 있다. 올해 실적 추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예상하지 못한 인수전 전개와 유상증자 등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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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즉각매각 추진 발표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아시아나항공의 즉각 매각 추진…"자금 확보 위한 다른 대안 없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5일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은 제2의 민간항공사로 지난 1988년 출범했다. 현재 자산 규모 8조 2000억원, 매출액 7조2000억원으로 금호그룹에서 매출 기여도가 높다. 종속기업으로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등이 있고, 금호티앤아이, 금호리조트까지 지배하고 있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후 금호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으로 축소되며 자산규모도 2조9000억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증권가에서는 금호그룹의 매각 결정 발표 이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포함한 새로운 자구안으로 채권단과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해왔다. 특히 오는 25일 6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만족할 만한 자구안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이 ‘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이 나오며 회사채의 신용등급 강등과 등급 상실 등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조기 상환도 대비해야 할 상황이었다.


◇ 아시아나항공·그룹사 유동성 해소 기대감 높아져…증권가 투자의견은 보류

자산유동화증권은 항공권을 통해 발생되는 카드와 현금 매출채권, 장래신용카드매출채권 등을 유동화한 것으로, 2018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1조1400억원을 기록하며 아시아나항공의 가장 큰 부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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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 현황 (자료=2018년 감사보고서,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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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유동화증권에 대한 조기 상환 사유 (자료=2018년 감사보고서, 전자공시시스템)


이번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은 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추진할 방침이며 인수자의 요청이 없다면 자회사의 별도 매각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또 기존 자구안과 마찬가지로 오너일가의 금호고속 보유지분 담보 제공과 기재 축소와 비수익 노선 정리를 약속하는 대신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 무형 프리미엄 존재하나 인수자·인수가액 불확실…국내 항공산업 변화도 살펴야


KTB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즉각적인 매각이 결정됐지만 투자의견은 보류하고 있다. 올해 실적 추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예상하지 못한 인수전 전개와 유상증자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 신규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단기유동성 문제는 산업은행 신규 자금지원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인수후보군 및 인수가액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항공 면허 취득의 어려움, 인천공항 포화 시점에서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 가치평가는 상승하고 있다는 점, 보유 운수권 등 무형 프리미엄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단 채권단 협조 아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유동성 리스크는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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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투자증권)


다만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주 이후 두 배로 급등하며 매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금호산업의 지분 33.47% 가치도 50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시장에서는 재무 유동성이 풍부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수자 입장에서 적정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공급에 대해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대주주로 누가 오더라도 대형항공사(FSC)와 LCC 사이의 포지셔닝에 대한 재확립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 이슈를 통해 경쟁이 심화됐던 국내 항공산업, 특히 경쟁사에 있어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매각이 결정되기 전부터 M&A 기대감을 이미 반영하고 있었으며 인수 후보자로 다수의 국내 대기업이 거론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리스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영향이 구체화 되지 않았고 대주주 교체 후 경영 정상화 방안 등 아시아나항공의 펀더멘털 개선을 전망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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