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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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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로 그려진 금융권 新 인맥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4.18 09:30

학연·지연 등 ‘그물망 인연’ 알아보는 재미 쏠쏠
"나라 사랑 되새기는 계기" 뜨거운 릴레이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문창용→위성백→손태승→이계문→김도진→김태영...

금융권 신(新) 인맥도가 그려지고 있다. ‘3·1 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가 금융권으로 퍼지면서 학연·지연 등으로 다양하게 얽힌 금융권 수장들의 ‘그물망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대한광복회 성북구지회에서 시작된 ‘3·1 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가 최근 금융권으로 넘어왔다. 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진행되는 릴레이 형식의 캠페인이다. 3·1 독립선언서의 38개 문장 중 한 문장을 직접 필사해, SNS에 인증한 후 다음 참여자 2인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챌린지의 첫 참여자로 지목된 이승로 성북구청장을 시작으로 금융권의 포문을 연 인물은 BNK부산은행 빈대인 은행장이다. 이달 3일 추연길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의 지목을 받은 빈대인 은행장은 선언서의 26번째 문장인 ‘지난 수천 년 갈고 닦으며 길러온 인도적 정신이 이제 새로운 문명의 밝아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비추기 시작하는구나’ 문장을 직접 필사했다. 경남 남해 출신으로 경성대학교 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근는 출생지역과 부산은행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다음 챌린지 도전자로 신정택 부산지역 원로 경제인 회장, 박무성 국제신문 대표이사 사장을 추천했다.

문창용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의 지목을 받은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이달 11일께 챌린지에 참여했다. 1962년 경기도 남양주 출생인 문창용 사장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통계청과 기획재정부에서 주요 요직을 역임했다. 1960년 전남 여수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독문학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학위를 수여한 위성백 사장과는 기획재정부에서 마주한 인연이 있다. 위성백 사장은 행정고시 합격 후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 정책총괄과장과 국고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32번째 문장인 ‘그래서 우리는 떨쳐 일어나는 것이다. 양심이 나와 함께 있으며 진리가 나와 함께 나아간다’를 필사한 후, 다음 타자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을 지목했다.


손태승 회장은 곧이어 ‘남녀노소 구별없이 어둡고 낡은 옛집에서 뛰쳐나와 세상 모두와 함께 즐겁고 새롭게 되살아날 것이다’라는 33번째 문장을 필사해 우리은행 페이스북에 업로드 했다. 1959년 전남 광주 출신으로 성균관대학교 법학과와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손태승 회장은 위성백 사장과 전남 출신이라는 지연, 서울대학교 대학원 출신이라는 학연 등으로 얽혀있다. 아울러 예보는 우리금융의 최대주주로서 위성백 사장은 올 1월 진행된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 참여해 손태승 회장과의 남다른 인연을 보여줬다.

1960년생으로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과 대변인을 역임한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은 위성백 사장과 동갑이라는 점, 기획재정부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인맥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손태승 회장과 같이 33번째 문장을 필사한 이계문 원장은 다음 타자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을 지목했다.

이계문 원장과 김도진 은행장, 이동빈 은행장 사이에는 동년배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이계문 원장과 이동빈 은행장은 1960년생이고 김도진 은행장은 1959년생이다. 김도진 은행장과 이동빈 은행장은 각각 선언서의 34번째 문장인 ‘수천 년 전 조상의 영혼이 안에서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기운이 밖에서 우리를 지켜 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를 필사했다.

김도진 은행장은 다음 타자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추천했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단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도진 은행장과 부산 출신으로 명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태영 회장은 동향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한편, 은행연합회와 연합회 소속사 관계로서 다수의 행사 자리에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영 회장은 독립선언서의 35번째 문장인 ‘다만, 저 앞의 밝은 빛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갈 뿐이다’라는 문장을 필사했다.

한편 사회 전반에서 독립선언서 필사 챌린지가 유행하는 것과 관련해 대부분은 "나라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라는 의견이지만, 일각에서는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명하는 사례도 있어 난처한 경우도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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