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차등의결권 도입 추진…"경영권 보호"vs"도덕적 해이 우려"

한수린 기자 hsl93@ekn.kr 2019.02.12 16: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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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한수린 기자] 정치권이 차등의결권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순기능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안은 벤처기업에 한정되어 있으나 대기업까지 해당 제도의 대상이 확산될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1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차등의결권은 혁신기술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는 사다리가 될 것이다"라며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정해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의지를 밝혔다. 조 의장은 투기자본에 의해 혁신벤처기업이 공격받는 요소를 막기 위해 해당 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지난해 8월 대표 발의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동일한 내용으로, 여당은 해당 법안의 통과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등의결권은 1주 1의결권을 명시한 현행 상법과 달리 1주당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1주에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경영권을 보유한 대주주 등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해 적대적 인수합병으로부터 기업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이다. 이에 외부 투자 유치로 성장하는 벤처 기업이 외부의 지배력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차등의결권의 대상이 확대될 경우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기 어려워진다는 측면에서 해당안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1일 성명을 통해 차등의결권 도입에 대해 "재벌 승계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실련은 "차등의결권이 도입되면 재벌 일가가 벤처기업을 설립한 뒤 증자를 한 다음 이를 발판으로 그룹 모회사까지 지배할 수 있다"며 "차등의결권은 경영능력과 무관하게 방패막이가 되어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고 한국 투자시장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오태완 연구원은 "현재 비상장 벤처기업에만 도입을 논의하고 있지만 향후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까지 적용된다면 보통주의 의결권 희석을 야기해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차등의결권 도입으로 투자자 보호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며 "작년 4월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주가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은 경영진에 리스크관리위원회 구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차등의결권이 도입되면 벤처기업 성장 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나, 명과 암을 함께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점보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연세대학교 신진영 교수는 "새로운 경제가 차등의결권제도 구조를 갖는 데는 몇 가지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잠재적 위험이 장기적으로 이득보다 더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한국과 기타 APAC지역에서 경영권의 참호구축행위에 대한 우려가 있어 특정 주주들에게 더 큰 권한을 부여하며 동시에 나머지 주주들의 권한을 줄어들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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