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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안들어온다"...인터넷은행들 VIP·VVIP 유치 못해 '속앓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2.11 16:37

큰손들도 사실상 혜택 없어 주거래 고객 확보 지지부진 성장성 한계 노출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주거래 고객 확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액 거래 시 비대면 거래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과 함께, 주거래 고객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없다는 데에서 시중은행을 압도할 만한 매력요인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에 존재하는 ‘VIP 고객 혜택’이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은행 계좌 예금을 기준으로 VIP 고객과 VVIP 고객 등으로 고객을 세분화한다. 이들 시중은행은 대면 거래 시 각 지점에 위치한 VIP 라운지를 이용해 빠른 예금거래를 진행하는가 하면 수수료 면제, 개인 금융 컨설팅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VIP 고객을 따로 분류하고 그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은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이용이 많아질수록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볼륨이 커져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고객층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VIP 고객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주거래 고객을 위한 혜택 역시 준비되지 못한 실정이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아직 특정 기준의 보유자산을 확보한 고객을 대상으로 준비한 혜택은 없다"면서도 "시중은행에서는 VIP 고객에게만 한정돼있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고객에게까지 확대하는 시스템을 검토 중이다"라고 답했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들을 대상으로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진행한 ‘2019 부자보고서(Korean Wealth Report)’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용에 대한 부자들의 인식이 담겨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4.7%가 인터넷전문은행에 가입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21.1% 대비 13.6% 포인트 대폭 증가한 수치로 고무적이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이용 경험은 있으나 현재는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결과가 43.4%로 상당수의 응답자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지속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안 문제(30%),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과 차이점을 못 느낌(27.1%),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데 따른 불편함(23.4%)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주거래 고객 확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숙제로 손꼽힌다.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로 2030 고객층을 다수 확보했지만, ‘메인 은행’이 아닌 ‘서브 은행’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자조적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은행을 뛰어넘어 주거래 은행으로 선택할 만한 매력 요인이 없다는 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숙제다"라며 "결국 은행의 전반적인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고객층은 고액 자산 고객 혹은 기업 거래 부문이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한 혜택이 없다면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유민 기자 yum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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