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너지경제신문) |
삼성그룹에 뿌리를 두고 있는 범삼성가(家) 기업들이 그룹 계열분리에 이어 ‘선영(先塋)’도 분리 수순을 밟아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께 향년 90세 일기로 작고한 故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지가 삼성그룹 선영인 경기도 용인시가 아닌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으로 결정됐다. 故이 고문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다.
당초 이 고문의 장지가 부친인 故이병철 삼성 명예회장이 안장돼 있는 경기 용인 삼성 에버랜드 인근 삼성가 선영이 될 것이란 추측성 보도도 나왔으나, 한솔그룹의 대표 사업장인 ‘한솔오크밸리’가 자리 잡고 있는 원주시 문막읍이 이 고문의 장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범삼성 2세 가운데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故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 故이맹희 CJ 명예회장이 삼성 선영이 아닌 경기 여주 CJ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 인근에 묘를 쓴 데 이은 두 번째 사례다.
재계에서는 CJ에 이어 한솔도 이건희 회장의 삼성과 다른 곳에 선영을 마련, 범삼성가 그룹들이 앞으로 기업 운영은 물론 가풍에서도 삼성 2세 중심의 새로운 색(色)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상을 모신 선영을 각 그룹의 핵심 사업장 인근에 마련한 것도 이를 방증하는 대목 중 하나로 풀이된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故이인희 고문의 장지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인 게 맞다"면서 "해당 지역과 그룹의 특별한 인연 등은 확인할 순 없지만 장지 근처에 그룹의 복합리조트인 한솔오크밸리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관계자 또한 "故이 고문의 장지가 에버랜드 인근 선영이 될 것이란 이야기는 잘못된 정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故이 고문은 국내 1세대 여성 경영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83년에는 전주제지 고문을 맡으며 삼성그룹의 제지 사업을 물려받았고 이후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 한솔그룹으로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에너지경제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