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의 수주 증가세를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LNG 뿐만 아니라 VLCC와 컨테이너선에서도 선주들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아왔기 때문에 올해 수주도 기대가 크다.
다만 주가적인 측면에서는 이같은 업황개선과 수주 기대감을 상당부분 반영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 올해 VLCC 첫 수주…석유물동량 증가 등으로 발주도 지속될 듯
▲대우조선해양의 VLCC 수주 공시 (자료=전자공시시스템, 1월14일) |
대우조선해양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VLCC 4척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월 14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4095억원이며 해당 선박은 2021년 2월 말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같은 VLCC 발주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에서는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물동량 증가와 탱커 해체량 증가로 선주들이 납기가 짧은 신조선박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VLCC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신조선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어 선주들의 발주 움직임을 더욱 빠르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잔고는 대부분이 LNG선과 VLCC로 채워져 있으며 동일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여러 선주들에게 연속 수주를 받아내고 있다. 따라서 반복건조의 극대화를 예상하고 있다.
중동 국영 선사들은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원유를 실어 나르는 VL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발주를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료=하나금융투자) |
글로벌 석유 시장의 공급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중고선 해체량이 늘고 있다는 점도 VLCC의 추가적인 발주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VLCC 발주량은 작년 41척보다 더 늘어난 65척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은 7조2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 구조조정 마무리·업황 회복…수주잔고와 ROE 개선세 주목되고 있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업황도 예상보다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수주 규모 68억 달러, 수주잔고 240억 달러로 추가적인 기업 가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
올해 수주 목표도 작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이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빠르고 시가총액도 가장 저렴하다는 의견이다.
◇ 저가수주에 대한 감익 가능성, 정상화 이상의 주가…영구채도 부담요인
반면 앞으로의 실적과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도 나오고 있다.
SK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이 2014년과 2015년에 수주한 쇄빙LNG캐리어가 인도되면서 지난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올해 LNG 캐리어 발주 모멘텀도 양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선가하락기인 2016년과 2017년에 수주한 LNG 캐리어 인도가 늘며 감익이 불가피하고, 충당금 추가 설정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자료=SK증권) |
삼성증권은 조선주에 대해 단기실적보다는 업황과 주가 수준으로 볼 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다고 봤다.
조선주는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를 통해 주가가 조정을 보일 경우 매수 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이 업황과 밸류에이션 부담 여부로 옮겨가면서 조선주는 여전히 선호될 수 있는 업종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주가 수준 측면에서 다소 부담이 있기 때문에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작년 국내 경쟁사들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고 영업현금 흐름도 개선되며 경영지표가 정상화하고 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미 주가가 정상화 수준 이상의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고 자본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영구채(신종자본증권)도 부담요인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총계구성 (자료=전자공시시스템, 3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