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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하고 물러나고…빛바랜 화장품 로드숍 신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1.21 14:47

‘기업회생 요청’ 스킨푸드,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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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푸드·에이블씨엔씨 로고.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편집숍, 온라인몰 등 채널 다변화로 로드숍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로드숍 창업주들은 경영에서 손을 떼거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법정관리(기업회생)에 돌입한 ‘1세대 로드숍’ 스킨푸드는 최근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조윤호 대표는 채권 대표단 회의에서 스킨푸드와 자회사인 제조사 아이리스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는 앞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도 해외법인 조정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며 매각 의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채무악화 등 경영 악화에도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매각 추진에는 조 대표가 협력사와 가맹점주에 갚아야 할 채무 변제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협력업체와 가맹점주에 갚아야 할 채무는 320억 원에 달한다. 스킨푸드는 미샤, 토니모리 등과 함께 2004년 설립된 1세대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다. 화장품 제조사 아이리스를 설립한 조종민 회장의 ‘푸드 코스메틱’을 콘셉트로 중저가 화장품을 선보이며 2010년 업계 3위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와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후로 성장세가 꺾였다. 부채비율도 늘었다.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킨푸드의 부채총계는 434억 1511만 원으로 총자본 55억 5770만 원을 뛰어넘어 부채비율이 781%를 기록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시대를 열었던 에이블씨엔씨 창업주 서영필 전 회장은 최근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를 사임하며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 전 회장은 지난 7일 리프바이앤과 특별관계 및 공동보유 관계를 해소했다. 서 전 회장은 2000년대 화장품 브랜드숍 신화를 만든 인물이다. 3300원이라는 ‘중저가 화장품’을 내세워 브랜드숍 시장을 장악했다. 2002년 미샤를 론칭한 데 이어 서브 브랜드 어류를 선보이며 사세를 확장, 2011년에는 브랜드숍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다양한 브랜드숍의 등장으로 2013년과 2014년 매출이 감소했다. 수익성 역시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2013년 132억 원에서 2014년 67억 원으로 줄었다.

이후 서영필 전 회장은 2014년부터 부진한 지하철 매장을 정리하고 신규 라인을 선보이며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그 결과 2016년 매출액 4346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을 개선한 서 전 회장은 2017년 전체 보유 지분(29.31%) 중 25.5%를 매각하며 경영권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한 특수목적사(SPC)인 비너스원에 넘겼다. 이후 1년 6개월간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며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매각으로 서영필 전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현재 서 전회장의 보유 지분율은 2.3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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