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5사 변해야 산다-상] '김용균법' 통과 이후…올해 '안전시스템' 원년으로 삼아야

권세진 기자 cj@ekn.kr 2019.01.13 10: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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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 중부, 동서, 남동, 남부발전 등 발전5사는 2019년을 ‘안전과 혁신’이란 키워드로 시작했다. 지난해 서부발전에서 한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련 법률이 만들어졌다. 발전5사 비정규직 문제 또한 풀어야 할 숙제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화력발전에 집중돼 있는 발전5사는 생존을 위한 변화를 본격화해야 한다. 발전5사의 2019년은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전5사의 직면한 문제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를 세 차례에 걸쳐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씨 사망사고 이후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법률, 이른바 ‘김용균 법’이 지난 연말 국회에서 통과됐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현장에서 노동자 안전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의 김용균 법 공포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규정이 있어도 실제 현장에 적용되지 않았던 사례가 드러났다. 실질적으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안전관리 규정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법률은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해 현행 규정상 불명확한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도입했다.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법률 공포를 의결해 올해부터 해당 법이 시행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법률"이라며 "사후에라도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철저히 하는 게 그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생명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영에서 벗어나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고 비정규직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 등 안전의 사각지대에서 개인이 위험을 감수했던 고용들까지 안전망 속으로 포용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규정은 과거에도 있었는데 지난해 (故)김용균 씨 사망사고 등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규정 마련 이후 현장에서 철저하게 지키도록 감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에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발전공기업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비정규직 직원들의 안전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발전사들은 근로자 작업중지권 도입 등 안전관리 규정을 강화했다. 태안화력발전 사고가 발생했던 서부발전의 경우 지난해 3월 12일 ‘비정규직 직원들의 안전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이라는 2017년도 국회 국정감사 시정·처리요구사항을 반영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부발전 측이 밝힌 ‘시정·처리결과 및 향후추진계획’을 보면 위험작업 일시중지제도를 도입해 위험을 발견한 작업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해 사고예방을 할 수 있도록 비정규직 안전관리절차를 개선했다. 이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법률에 포함된 ‘근로자 작업중지권’을 과거 발전사가 자체적으로 도입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른 발전사들의 경우에도 안전사고가 발생해 관리감독 강화 요구가 있었는데 실제 현장에서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올라온 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한국남동발전이 운영하는 영흥화력발전소에서는 추락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고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는데도 안전점검을 소홀히 해 왔다.

남동발전이 운영하는 영흥화력발전소에서는 2006년 1월 굴뚝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추락해 숨졌다. 2009년에는 발판 설치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2011년 9월에는 영흥화력발전소 석탄저장고에서 정비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이, 2013년에는 5호기 공사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가 각각 추락사했다.

이처럼 추락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허술한 관리 실태는 여전했다. 남동발전이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뤄진 영흥화력발전소의 공사를 점검한 결과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발판 등을 떠받치는 구조물인 비계를 설치·해체할 때 작업자가 자격·면허를 보유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사례가 발견됐다.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 조치를 해야 하는 데 이런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동서발전도 사망 사고를 겪고 나서도 관련 안전 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등 위험에 둔감한 모습을 보였다. 수년 전 이 업체가 운영하는 일산화력본부에서 고압차단기 교체 작업 중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동서발전 본사 측은 차단기 조작 중에 감전사고를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방염 처리됐거나 난연 재질의 작업복을 입게 하라고 지침을 개정하고 방염복을 구매해 사업소에 배분했다. 일산화력본부는 방염복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등 ‘방염복 착용 및 운영 관리’ 측면에서 미흡함을 드러나 감사에서 지적받았다.

전문가들은 "관련 규정과 법률이 존재하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현장에서 철저히 이 규정이 지켜지고 생활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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