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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OPEC 등 주요 기관이 보는 내년 국제유가는...‘상고하저’ 유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2.15 09:27

저유가로 원유 수요 증가...경기둔화 감소분 상쇄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주요 에너지 기관들은 대체로 내년도 국제유가가 상반기에 상승하고 하반기에 하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EIA, OPEC, IEA는 최근 발표한 12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대체로 내년도 국제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내년부터 6개월간 일일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만큼 공급 과잉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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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리비아는 2019년 초 대선을 앞두고 있어 내부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실제 리비아 국영 석유회사(NOC)는 지난 주말 민병대가 최대 유전인 ‘엘 샤라라 유전’지역을 장악하면서 해당 유전에서의 원유 생산을 차단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리비아는 일일 약 40만 배럴 가량의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에 나이지리아 역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상반기에는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WTI가 2.8% 오른 것도 내년 2분기 중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에서 새로 승인을 받은 원유시추 프로젝트의 수가 적다며 2020년대 중반부터 급격한 석유 부족 사태가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EA 역시 월간 원유시장 보고서에서 OPEC+의 감산합의와 캐나다의 원유 생산 축소 결정이 준수된다면 내년 2분기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IA가 지난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한 원인 중 하나인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를 반박하는 의견을 내놓은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이 기관은 오히려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요가 늘면서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IEA와 EIA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2분기에는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내년 하반기 들어서는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되면서 국제유가 역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미국 최대 셰일지역인 퍼미안 분지의 공급 차질 이슈가 해소되면서 미국 원유 재고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OPEC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 OPEC 공급 증가량을 일간 216만 배럴로 지난 7월 대비 약 6만 배럴 상향 조정했다. OPEC 공급이 미국과 브라질, 영국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밝힌 캐나다의 원유 생산량과 미국 셰일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 수준에서 공급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 기관 모두 12월 수요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 역시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한 수요 증가분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EIA, OPEC, IEA가 내놓은 보고서의 공통점은 비OPEC 생산량 상향 조정과 에너지 수요 전망치 하향 조정이었다"며 "그러나 12월에는 수요 전망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최근 OPEC 산유량 감산과 양호한 수요를 반영할 때 12월 WTI는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하단을 형성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상고하저의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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