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코스피가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이같은 장세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을 만나 그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이동훈 NH투자증권 헤지펀드 본부장. |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NH앱솔루트 리턴 헤지펀드가 우수한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전문화된 인력과 시장을 예측하지 않는다는 철학 덕분입니다."
주식투자자들에게 10월은 악몽이었다. 무역분쟁 등 각종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전 세계 주요 증시는 2012년 유럽 재정 위기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NH투자증권의 ‘NH앱솔루트 리턴 헤지펀드’는 더욱 돋보였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14% 넘게 급락할 때 이 펀드는 2.73%의 플러스 성과를 냈다. 2016년 8월 출시 이후에도 코스피(4.09%) 대비 3배가 넘는 14.18%의 우수한 수익을 냈다. 최근 본지와 만난 이동훈 NH투자증권 헤지펀드 본부장은 수익률 비결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는 시장을 예측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예측이 맞으면 양호한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예측이 틀리면 시장보다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며 "한 전략에 집중 투자하지 않고 다양한 자산과 전략들을 구사해 급락장에서도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헤지펀드 본부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인력을 두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수익률 덕분이다. NH투자증권은 23명의 운용역이 10여개의 전략을 집중적으로 담당한다. 단순 계산하면 2명의 인력이 하나의 전략을 커버하는 셈이다. 이는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비용 등을 이유로 소수의 인력에게 다양한 전략을 맡기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본부장은 "설정액 5600억원 가운데 NH투자증권의 고유자금이 절반 정도 들어간다"며 "기관들한테 받는 수수료뿐만 아니라 우리 자금을 운용해서 나오는 수익을 직접 가져가기 때문에 많은 인력들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H앱솔루트 리턴 헤지펀드 개요. |
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것은 기관투자들과의 신뢰도나 운용 규모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금을 직접 투입하니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동반자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펀드 규모가 커지면 받을 수 있는 보수도 많아져 양질의 인력들을 육성하는데 보탬이 된다. 이 본부장은 "운용역의 경력은 평균 12년으로 10년 넘게 꾸준히 이 업무만 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고 판단력도 우수하다"며 "실제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많아지면서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졌는데, 우리는 인수합병, 분할 등 이벤트가 일어나기 전부터 미리 상황을 예측해 발 빠르게 이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의 다음 목표는 NH투자증권이 글로벌 헤지펀드와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도록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글로벌 헤지펀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트랙레코드 최소 3년 이상, 단일펀드 기준 설정액 1조원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NH투자증권 헤지펀드가 기관투자자만 대상으로 하는 것도 글로벌 IB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것이다. 이 본부장은 "글로벌 헤지펀드 시장의 대부분은 기관투자자이고,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과 무관하게 꾸준히 수익을 내는 대체투자 상품"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이 우리 펀드에 자금 투입을 결정하기까지 실사만 평균 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트랙레코드나 투자자들 신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운용역들의 책임을 강화하며 꾸준히 우수한 수익을 내는 것에 집중하면 내년 말, 내후년 초에는 설정액 1조원이라는 조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를 넘어 글로벌 헤지펀드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