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스공사, 자문보고서 안 받고도 수천만원 자문료 '펑펑'

김연숙 기자 youns@ekn.kr 2018.11.21 11: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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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환 외교부 전 차관(현 가스연맹 총장)과 자문계약
자문료 5500만원 지급불구 보고서 작성은 가스公 직원이...
가스공사 감사실, 이승훈 전 사장 등 검찰고발 방침

▲한국가스공사.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외부 인사와 자문계약을 체결한 후 자문보고서를 받지 않은 채 수천만원의 자문료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 혈세를 ‘묻지마 식’으로 평펑 낭비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행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5~6개월 동안 캐나다 법인을 통해 당시 민간인 신분이던 현 한국가스연맹 박석환 사무총장과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박 총장은 13회 외무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후 주베트남 대사, 주영국 대사를 거쳐 외교통상부 제1차관 등을 지낸 인물로, 계약체결 뒤인 2016년 2월 가스연맹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가스공사 캐나다 법인과 박 총장이 체결한 자문계약은 ‘북미지역 자원개발과 LNG 사업 환경 분석’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박 총장은 자문료 명목으로 가스공사 캐나다 법인으로부터 총 5500만원을 지급받았다.

문제는 박 총장이 가스공사측에 자문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도 그에 대한 대가로 자문료를 받았다는 점이다. 지난 9월 가스공사 정기 감사에서 박 전 총장이 자문보고서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자문보고서는 가스공사 직원들인 A씨 등이 대신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의사결정권자들의 책임회피가 이어질 경우 보고서 작성에 나선 실무자들에게 책임이 전가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박석환 한국가스연맹 사무총장.


가스공사 관계자는 "가스공사와 박 총장간 자문계약이 체결되고 자문료가 지급됐으며, 자문보고서 작성 등과 관련한 일련의 문제에 대해 현재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문제가 불거진 후 박 총장은 자문료 5500만원을 스스로 가스공사에 반납했다"고 말했다.

자문계약서 상에는 자문보고서 제출을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가스공사와 박 총장 간 체결한 자문계약서도 마찬가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 차관까지 역임한 박 총장이 자문료를 지급받으면서 그에 상응하는 용역행위인 보고서 제출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의문이다.

이를 두고 가스공사와 박 총장 간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문계약 체결 당시 박 총장측은 수차례 보고서를 작성할 수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스공사측에서는 계약과 어긋나는 대리보고서 위험까지 감수하고 굳이 박 총장을 자문으로 선임했다고 한다. 더구나 박 총장은 베트남, 영국 등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북미지역 자원 및 LNG 사업 등과는 연관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 외부 기관에서 압력행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자문계약 체결 당시 국내 가스업계는 2021년 세계가스총회(WGC 2021) 유치하고도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전 가스공사 사장이자 가스연맹 회장을 맡았던 장석효 씨가 해임되고 이승훈 사장이 막 선임된 뒤였다. 가스연맹 입장에서는 세계가스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준비 및 내부 조직 강화 등을 위해 해외 활동 경험이 풍부한 유력인사의 영입이 필요했다. 이에 박 총장이 연맹의 총장 영입 대상 인사로 낙점되면서 일종의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가스연맹은 주로 해외에서 국내 가스산업계를 대표해 활동하는 기관으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당연직 회장을 맡고 있다.자문계약이 체결된 2015년 9월 당시에는 가스공사 이승훈 전 사장이 가스연맹 회장 자리에 있었다.

박 총장과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간부 B 씨와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박 총장이 주영국 대사로 근무하던 당시 B 씨는 영국 상무관을 지냈으며, 자문계약 체결 당시에는 가스산업과장을 맡고 있었다. 연맹 사무총장 선임 과정에서도 B씨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산업부의 의중을 간파하고 있던 가스공사 간부가 이승훈 당시 사장의 재가를 얻어 무리한 자문계약 체결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는 감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 감사실은 감사가 끝나는 대로 이승훈 전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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