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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황에 공모 철회 기업 속출...향후 IPO시장도 ‘양극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1.05 16:30

- 올해만 6개 기업 상장 철회...작년은 1곳

- 비교 기업 가치 저평가로 공모가격 하락

- 기업 공개 몰리며 공모자금 쏠림 현상

▲(사진 =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올해 신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의 공모 철회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성장성 높은 기업들에게만 시장의 관심이 몰려 이와 같은 공모 철회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모를 자진 철회한 기업은 모두 6곳이다. 지난 2일에는 전자부품 제조기업 드림텍이 코스피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드림텍은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수요예측까지 진행했지만 변동성이 극심한 현재 증권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연말이나 내년 초 상장을 재추진 하기로 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자동차용 플라스틱 부품 및 금형 전문기업 프라코도 같은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9월에는 HDC아이서비스가 상장을 철회했고, 대어급 IPO 기업으로 꼽히던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역시 철회 신고서를 내고 상장을 미뤘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이는 2008년 9개 기업이 공모를 철회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연간 평균 공모 철회 건수는 2.4 건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는 스팩합병상장을 시도한 메디오젠만이 공모를 철회했다.

올해 공모 철회 기업이 늘어난 이유는 증시가 부진을 겪으면서 공모가가 기업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공모 철회가 시작된 9월 이후 10월까지 두달 간 코스피지수는 12% 넘게 하락했다. 장중 1985.95까지 밀려나 연중 연저점을 경신하기도 했고, 종가 기준으로 22개월 만에 20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코스닥 역시 같은 기간 20% 넘게 하락하며 장중 연저점(617.00)을 경신했다.

일반적으로 공모가 산정에 있어서는 유사 업종의 기업들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평가를 받는지가 중요한 참고자료로 쓰인다. 따라서 증시불황으로 동종 업종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면 공모가격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원은 "최근 연속된 공모 철회의 가장 원인은 주가 하락 때문"이라며 "주가 하락기에는 비교 기업들의 가치가 저평가돼 공모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공모를 철회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업공개가 특정 시기에 몰리게 되면 공모자금의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달 들어 약 보름 간의 기간 동안 이례적으로 많은 17개 기업의 수요예측이 진행된다. 이처럼 특정시기에 수요예측이 몰리게 되면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져 자금의 양극화 현상이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IPO 시장에서 성장성 높은 기업에만 투자자금이 몰려 공모 철회 기업이 더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정 시기에 수요예측이 몰리게 되면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기업들에게는 자금이 집중되고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는 찬바람이 부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성장기에 있는 신생기업들이 대부분인 IPO의 특성상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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