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금리 하락의 역설…저신용자는 '죽을 맛'

송두리 기자 dsk@ekn.kr 2018.09.12 14: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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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사진=연합.


자영업자 대출 규제가 지난 3월 은행권에 적용된 후 자영업자 대출 금리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고신용자들 위주로 대출이 시행되면서 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 2금융권으로 밀려난 결과로 해석된다. 다음달부터는 제2금융권도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옥죄기에 들어가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는 소득대비대출비율(LTI)를 적용한 지난 3월 이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LTI는 자영업자 영업이익과 근로소득 등을 더한 총소득과 금융권에서 빌린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 등 총 부채를 비교해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은행이 자영업자에게 1억원 이상 신규 대출을 할 때 LTI를 참고하도록 했다.

8월 시중은행 자영업자 보증서 담보 대출 금리를 보면 우리은행은 3.39%로 3월에 비해 0.42%포인트, KB국민은행은 3.4%로 0.33%포인트, 신한은행은 3.11%로 0.22%포인트, NH농협은행은 3.41%로 0.1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KEB하나은행은 3.57%로 같았다. 지방은행을 봐도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전북은행(4.19%)이 0.15%포인트 하락했으며 제주은행(3.91%)이 0.1%포인트, DGB대구은행(3.66%) 0.14%포인트, BNK부산은행(3.59%) 0.03%포인트, 광주은행(3.34%) 0.59%포인트 등으로 모두 하락했다.

신용도 낮은 자영업자들의 은행권 진입이 어려워진 결과라는 점에서 대출 금리 하락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정부가 대출 문턱을 높이자 저신용 자영업자들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가 힘들어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시행뿐 아니라 은행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을 해줄 때 산업별 한도를 두는 등 대출 규모를 관리하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보증서 담보 대출의 경우 기금 등에서 보증서를 받아 대출을 하는데, 기금에서 대출 한도 등을 따져 저신용자 위주로 거절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은 금리가 더 높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며 자영업자 대출은 더욱 부실해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상반기 2금융권 대출 증가액은 43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 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점에서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다음달부터 2금융권에 대한 자영업자 대출 옥죄기도 나설 계획이라 영세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자금줄이 막히는 셈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까지 겹친 상황에서 금리 인상기에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한 대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출 관리도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돈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이 돈줄이 막히게 되면 대부업 등의 문을 두드리지는 않을 지 걱정된다"며 "영세한 자영업자일 수록 어려운 경영난에 고금리 부담까지 지게 되면서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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