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부발전, 수억 휴면계좌 '방치' 성희롱은 '방관'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8.09.02 14: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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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6개의 휴면계좌에 3억900만원 방치, 계좌유무·잔액존재 파악도 못하는 부서도

-협력업체·같은 부처 여직원 수차례 성희롱 발생에도 성희롱 예방 전담 직원·교육 ‘있으나 마나’

▲한국중부발전.


오는 10월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발전 공기업에 대한 입법부의 감시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전력공사 이슈에 밀려 정작 자회사인 발전사에 대한 감시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대표 박형구)이 약 100개에 달하는 휴면계좌에 3억원 이상의 금액을 방치하고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여직원 성희롱이 수차례 발생했음에도 직원에 대한 교육 등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부발전은 출장비 비용 전불과 법인카드 결제대금 지급 등을 위해 부서별로 부서계좌를 개설해 운영해왔다. 출장비 지급과 법인카드 결제대금 지급방식이 본사 일괄지급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부서계좌 사용빈도가 급격히 감소됐다. 이러한 부서계좌 사용빈도 감소는 관리소홀로 이어져 잔액이 남아있는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거나, 조직개편으로 인해 부서가 해체 됐음에도 부서계좌는 해지되지 않고 있었다. 국민 세금이 ‘자신들 입맛’대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중부발전은 창립 이래 부서계좌 운영에 대한 전사적 감사를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서계좌를 이용한 공금의 유용이나 횡령 등 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중부발전 감사실이 모든 부서계좌 출납내역을 전수조사 한 결과 총 96개 휴면계좌와 3억 918만717원의 잔액이 부서계좌에 방치되고 있었다. 본사·사업소의 부서계좌 관리부서에서 계좌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중부발전 휴면계좌 현황 [출처=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


전 사업소에 걸쳐 부서계좌에 입금액과 출금액 불일치 또는 발생이자 방치 등으로 잔액이 남아 있었다. 이를 주기적으로 모계좌에 이체시키지 않았다. 심지어 담당자가 변경됐을 때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해당 계좌 유무는 물론 잔액 존재도 파악하지 못하는 부서도 있었다. 이처럼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휴면계좌를 해지하지 않아 그 계좌를 이용한 금품 횡령과 유용 등 금전사고 발생 원인의 빌미가 되고 있다. 제때 잔액 처리를 하지 않아 회계 투명성을 떨어트리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 성희롱 빈번, 대응방안 '유명무실'

최근 중부발전 감사실에 따르면 협력업체 계약직 여직원을 상습 성희롱 한 간부 A 씨가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A 씨는 지난 5월 11일 저녁식사를 마치고 노래방으로 이동하던 중 B 씨의 팔을 잡아당기고 어깨동무를 하는 등 신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래방에서도 B 씨의 손을 잡고 블루스를 강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과정에서 A 씨가 동료 여직원들도 성희롱 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A 씨는 같은 부처 여직원 3명을 상대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일삼고 대화 도중 등과 어깨, 팔에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인턴 근무기간에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중부발전노동조합 게시판 등에는 "성폭력 전력자들은 회사 솜방망이 징계 후 시간이 지나 사람들 관심이 사라질 때 처우가 더 좋은 출자회사로 보낸다"며 "회사(중부발전)는 사고치면 좋은 곳으로 보내주는 자선기관"이라는 푸념을 털어놓기도 했다. 감사실 청렴감찰부는 "가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동석자 진술도 일치한다"며 행동규범위반(성희롱), 성실의무 위반(만남강요) 등의 귀책사유로 중징계 조치를 건의했고 A 씨는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한국중부발전 고충상담원의 지정 현황[자료제공=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


이런 실정임에도 중부발전 성희롱 예방체계는 ‘있으나 마나’ 한 상태였다. 감사실이 현재 고충상담원의 지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근무년수 10년 미만자가 43%(13명)에 이르렀다. 간호사와 직원이 53%(16명)를 차지했다. 성희롱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조치, 부서간 협조·조정 등 중요한 임무는 맡아야 할 성희롱 고충상담원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근무년수가 부족하고 직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희롱·성폭력 예방담당자는 사업소에 고충상담원을 10년 이상 근무년수 직원으로 재지정 해 달라고 요청했다. 직원들이 고충상담원 업무를 부담스러워해 회피하는 경우가 많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부발전은 매년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의 실시 계획을 수립, 사이버교육과 전문 강사 초청 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1시간 이상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참여 인원 저조와 교대근무자 불참 등 실효성 있는 교육이 이뤄지고 않고 있다. 보건관리실을 상담창구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보건관리 업무와 함께 운영되다 보니 성희롱 고충상담이 필요해도 사업소 직원들의 많은 왕래로 적정한 상담 창구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부발전 측은 "앞으로 전 직원에게 행동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숙지시키고 사례위주 특별교육을 실시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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