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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자회사 에어부산 상장’...기대 반 우려 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8.12 11:11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 (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에어부산)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인 에어부산 상장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장 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끌어오겠다는 구상이지만, 진에어 사태와 기내식 대란 등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다음달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다. 내부적으로 올해 12월 상장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에어부산은 2007년 부산시와 지역 기업들이 설립한 이후 2008년 아시아나 계열사로 편입됐다. 최대주주는 아시아나로 지분 46%를 들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617억 원, 영업이익은 345억 원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이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아시아나가 지난 4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자구안에 따른 것이다. 상장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나는 16%의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에어부산이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5000억~6000억 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가 이 과정에서 마냥 기대감만 드러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당장 ‘기내식 대란’ 후폭풍을 수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에어부산의 기업공개를 위해서는 시장에 우호적인 이미지가 전달돼야 하는데, 아시아나에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만큼 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룹 내 IT 계열사인 아시아나IDT 역시 기내식 대란 사태 이후 상장 예비심사에 대한 거래소 심사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LCC 업계가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진에어는 외국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토교통부가 이와 관련 청문회를 펼치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면허 취소’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최근 상장한 티웨이항공 역시 공모주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올해 기업공개 시장 최대 대어로 꼽힌 회사였지만 최종 공모가(1만 2000원)가 당초 예상(1만 4600~1만 6700원)에 크게 못 미쳤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경쟁률도 1.15대 1에 머물렀다. 상장 이후 주가도 1만 1000원선을 맴돌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 5840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을 기록해 에어부산보다 규모가 큰 회사로 분류된다.

아시아나는 올해 상반기 4009억 원의 현금유입으로 차입금 규모를 지난해 말 기준 4조 570억 원에서 상반기 3조 6137억 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말에는 3조 3319억 원으로 2818억 원을 추가 감축했다. 연말까지 차입금은 3조 2000억 원, 단기차입금 비중은 30% 수준으로 낮춘 뒤 내년 에어부산 등 상장과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의 경우 상장 전에는 시가총액이 7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보니 현재 5000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고 주가수익비율(PER)도 10배를 넘지 못했다"며 "에어부산이 PER 10~12배 가량을 예측하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시아나에 어느 정도 힘을 보태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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