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8.2 부동산대책 1년이 남긴 교훈

강헌주 기자 lemosu@ekn.kr 2018.08.01 15: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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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주 사진

▲강헌주 건설부동산부 부장



문재인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새 정부가 집권하자 마자 가장 의욕적으로 챙긴 대책인 만큼, 1년이 지난 지금 공과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최근 집값 동향을 살펴보자. 한국감정원이 1일 발표한 7월 기준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전국 주택 매매가 변동률은 -0.02%를 기록하며 하락폭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인 집값 안정화 추세는 8.2 부동산 대책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역별로 집값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랫동안 약보합세를 보여온 서울 집값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난달 0.32%p 상승하면서 시도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집중 타깃으로 삼고 있는 강남 뿐 아니라 강북도 심상치 않다. 개발호재가 있는 동대문, 마포, 영등포, 중구, 용산구 등이 상승세다.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도 집값이 꼼짝 않던 은평구도 최근 서울 평균 상승률 보다 두배 가까이 오르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비성수기인 한여름임에도 집값이 요동치고 있는 것은 눈 여겨 볼일이다.

재건축초과환수제 등의 도입 등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강남 집값도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아파트 매매건수는 46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30건)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적은 거래량에도 주변 집값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재건축아파트들도 다시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기대를 모았던 보유세 개편안이 확정 발표되면서 오히려 상승세가 확연하다. 정부의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서울과 강남 아파트에 대한 집착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비해 지방 집값은 하락폭이 확대되며, 서울과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경기침체 타격을 받은 울산·경남의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또 강원과 충남은 신규 공급이 늘어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규제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8.2 부동산 대책이 ‘묻지마식 투자’를 막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건축 기준 강화, 금융 규제 등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은 이미 다 나온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부동산대책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모두 불만이다. 신규 물량이 급격히 줄어든 건설사들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정부만 믿고 서울 집 구매를 늦춘 수요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행복하지 않다. 당연히 정부의 초조감도 커질 것이다.

아직도 정부는 ‘부동산 투기꾼’들 때문에 집값이 이상현상을 빚고 있다고 믿고 싶을까. 이젠 냉정하게 부동산 시장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집값 안정에 대한 힌트를 송파 헬리오시티에서 찾을 수 있다. 12월 말 입주를 앞둔 헬리오시티는 9510가구의 매머드 단지다. 헬리오시티가 입주를 앞두면서 주변의 집값과 전셋값이 조정을 받고 있다. 헬리오시티 입주로 인근 위례신도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강남3구 집값 상승세에도 제동을 걸어줄 것으로 보인다.

헬리오시티를 통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시장을 믿어야 한다. 시장에 맞서기 보다, 흐름에 맞는 유연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상승세가 보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는 수요를 늘려줘야 한다. 수요확대에 대한 신호라도 보내야 한다. 산업경기가 악화된 지방에는 규제를 풀어주고, 생활편의시설 및 교통망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 규제는 절대로 시장을 이길 수 없다. 8.2 부동산 대책 1년이 남긴 쓸쓸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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