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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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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외치던 정부의 아이러니...폭염에 "원전 더 돌려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22 13:31

최대전력 수요 전망 번번이 빗나가...연일 역대 최고치 경신

산업부 "원전 가동 증가로 전력 수요 충당, 전력 구매비용 문제 없어"

에너지업계 "정부, 최저임금 공약 못지켜 사과한 것처럼 탈원전도 사과해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2일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


'탈(脫)원전'을 선언한 정부가 폭염이 지속되자 다급히 원전을 찾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전력수요가 급증해 최대부하가 8630만 킬로와트(kW)를 기록, 역대 하계 최대부하인 8518만kW를 경신한 이래 지속적으로 8600만kW 이상의 부하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주 최대 전력수요는 네 차례나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20일 오후 한때 예비 전력 수준은 10.7%까지 떨어졌다. 

이에 산업부는 지난 5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예측한 최대전력 수요 8750만kW를 8830만kW로 올렸다. 동시에 가동 원전 확대로 역대 여름철 최대 전력공급 여력을 확보해 안정적 전력수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상예보를 보면 다음주에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20일 "최대 전력 수요가 8830만kW(올 여름 최대 예측치)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지만 원전, 석탄 등 공급능력 확충으로 전력예비력 1000만kW 이상, 전력예비율 11% 이상으로 전력수급은 안정적"이라며 "21일 원전 1기를 추가로 가동해 무더위가 이어지더라도 당장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데는 문가 없고 전력 구매비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비중을 줄이고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연일 외치던 한수원 정재훈 사장도 무더위로 인한 원전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21일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발전을 재개한 한울 4호기와 다음달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한울 2호기를 방문했다. 정 사장은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원전 안전운영이 절실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차질 없는 전력공급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수원은 이와 더불어 현재 정지중인 한빛3호기, 한울2호기 등 2개 호기를 전력피크 기간(8월2~3주차) 이전에 재가동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한빛1호기와 한울1호기 등 2개 호기의 계획예방정비 착수시기는 전력피크 기간 이후로 조정키로 했다. 이를 통해 전력피크 기간 내 총 5개 호기, 500만kW의 추가 전력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편 원전 가동률은 올해 3월 54.8%에서 매달 높아져 6월에는 67.8%로 나타났다. 현재 24기 중 16대가 가동되고 있으며 8월에는 18대가 가동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화력발전소 두 곳도 최근 정비를 끝내고 가동을 시작했다. 탈원전,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원전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 가동 수가 늘어나 전력 수요 충당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성급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정부에는 원전과 석탄 가동률을 높여 안정적 전력수급은 물론 전기요금 인상도 피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다음 정부"라고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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