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정희순 기자기자 기사모음




SK 최태원 vs 한화 김승연, 진에어 인수로 맞붙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17 16:09

▲진에어.


최근 국토교통부가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와 에어인천에 대해 면허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항공업계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진에어의 경우 면허 취소 여부가 확정되면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해, 조만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일각에선 M&A 승부사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진에어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 ‘알짜회사’ 진에어 M&A 시장 나올까?


최근 국토부는 진에어와 에어인천의 면허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국가기간산업인 항공법 보호를 위해 항공사의 외국인 임원 등기는 법으로 금지돼 있는데, 두 회사 모두 이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시아나 역시 외국 국적자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등재했지만, 국토부는 아시아나의 경우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진에어에 대해서는 지난달 29일 "청문절차를 거쳐 취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진에어 근로자의 고용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의견청취를 통해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LCC 업체인 진에어가 M&A 시장에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에 들뜬 모양새다.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진에어는 지난해 말 기준 종업원 수가 1652명에 달한다. 면허가 취소될 경우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업계에서는 결국 국토부가 다른 회사에서 진에어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리라 보고 있다. 현재 진에어의 최대주주는 전체 지분의 60%를 소유한 (주)한진칼로, 16일 종가 기준 평가액은 약 4420억 원이다. 일부 투자 업계에서 컨소시움 등을 구성해 진에어 매입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의 특성상 그보다는 대기업이 진에어의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더 힘을 받고 있다. 


◇ ‘인재 영입’ 최태원 VS ‘실탄 두둑’ 김승연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특히 업계에선 SK그룹과 한화그룹이 진에어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SK그룹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신설 부서인 글로벌사업개발부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최 부사장은 업계에서 오늘날 제주항공을 만든 ‘일등 공신’으로 통한다. 2012년 8월 제주항공 대표로 선임된 후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키고 실적을 끌어올렸으며, 올해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한화그룹은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를 중심으로 진에어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최근 한화에어로가 보유 중이던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모두 정리한 것도 진에어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이라는 분석이다. 방산업체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에어로는 과감한 매각을 통해 2364억 원 가량의 재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한화에어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4614억 원으로, 이번에 마련한 자금과 합치면 한화에어로의 ‘실탄’은 약 7000억 원 가량이 된다. 한화에어로가 과거 항공업계 진출의 꿈을 꿨던 것도 진에어 인수설에 무게를 싣는다. 한화에어로는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로케이의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말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했으나 국토부가 반려했다.

양측 모두 "진에어 인수와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대규모 M&A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무르익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김승연 회장이 그간 보여준 M&A 성과를 되짚어 봤을 때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아직 진에어 인수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항공업계 ‘뉴페이스’ 등장설에 귀추가 주목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배너
배너